자동완성기능과 업무

적자생존=Writing is survival

by Phd choi 최우수

커뮤니케이션, 소통, 대화 등 서로 간의 생각과 감정, 뜻을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다.

심지어는 그걸 잘 못해서 문제가 되고 반대로 그걸 잘해서 부와 명예, 사람을 얻기도 한다.

조직 내에서도 수많은 공식,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리더의 덕목 중 명확한 의사소통이 중요해졌다.


독서를 하다 보면, 대부분의 책들은 책을 처음 들었을 때의 나의 기대치를 실망시키고 재미도 없고 저자가 무슨 얘길 하려는 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처음엔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글씨를 눌러가며 읽던 책이 어느새 속독법의 한 방법처럼 대각선으로 시선을 이동시키며 띄엄띄엄 키워드중심으로 페이지를 읽으면서 지나가게 된다.


조직에서 직원들은 많은 경우 회의나 혹은 일대일 미팅 시에도 그렇게 띄엄띄엄 듣고 있다.

한때 뼈 있는 비유로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쓰곤 했다.

적자는 write, 필기를 말하는 거다. 언제부터 이 말이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 주니어 시절 때와 지금의 입장에서 이 말이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적자생존이란, 열심히 적으란 얘기다.

예전 조직의 애증의 대상이었던 상사가 기억이 난다. 그 상사의 다이어리는 흔히 말하는 링바인더 형태의 대학생 노트였다. 그리고 그는 고위 임원임에도 회의 시에 회의 내용이나 상사의 말을 고등학교 수업 시간 필기하듯이 적었었다. 그야말로 한자한자 꾹꾹 눌러서.

지금 와 생각해 보니 학교 다닐 때 필기했던 이유는 선생님의 눈치도 있었지만 결국 암기하고 이해하는 공부를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에서 지금도 '적자생존'이 일잘하는 비법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적지 않으면서 머릿속에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99.99%, 그건 거짓말이다.

그마나 나중에 내가 그걸 깜박 했노라고 인정이라도 하고, 만회하려고만 해도 큰 다행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거짓말이 일상이 된 세상에선 그것마저 잊고 부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자동완성기능이 있다.

예전에 방문했던 사이트 등에 나의 아이디나 심지어는 비번까지 기억했다가, 일부만 입력해도 알아서 자동완성 해주는 기능이다. 편리하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치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업무를 그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

가끔 자동완성기능이 나의 의도와 다르게 입력되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아니면, 이메일 주소의 자동완성기능으로 인해, 엉뚱한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놓고 왜 회신이 없나 하고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낭패를 본 기억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업무의 대부분은 이런 자동완성기능이 도움이 되는 반복적인 업무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무의 빈도와 별개로 중요도라는 측면에서 이런 자동완성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업무들이 더 중요하기 마련이다.


엑셀을 잘하지도 않지만 썩 신뢰하지도 않는다.

엑셀은 사용자가 입력해준 논리나 로직이 정확할 때 거기에 맞는 계산만을 대행 해줄 뿐이다.

계산식과 로직이 잘못 입력됐는데, 그 답이 옳게 나올리가 없다.


결국 일을 올바로 하기 위해선 엑셀이나 자동완성기능보다는 듣는 사람이 '적자생존'의 마음으로 열심히 새겨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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