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은 거들 뿐
(출처: 슬램덩크)
기본기가 중요하단 말을 종종 듣는다.
어떤 문제가 있거나 반대로 매우 좋은 기량을 보일 때 모두 쓰인다.
이렇게 상반된 상황에서 모두 쓰인다는 것은 그 기본기가 양극단의 상태를 나누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는 의미다.
기본기라 함은 어떤 대상의 수준, 개인차, 상황과 무관하게 모든 이와 상황에 필요한 그래서 모두 일정 수준 이상 혹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갖춰져야 할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기는 가끔 가볍게 지나칠 수 있을 만큼 단순해 보이지만, 결국 부족한 기본기는 마치 레고블록에서 다 맞춘 줄 알고 자리를 정리하다 발견하게 된 중간 블록처럼 모든 과정을 다시 그 기본기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고집쟁이 이기도 하다.
또한 기본기는 대부분 어렵지 않고 단순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볍게 보고 빨리 지나치고 좀 더 멋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상위 단계로 나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단순하기에 몸과 머리가 기본기를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즉, 쉽게 익힌 것 같지만 쉽게 잊힌다. 역설적으로 복잡한 상위 기술보다 많은 반복이 있어야 몸과 머리가 기억하게 된다.
필요충분조건으로 보면, 기본기는 성공의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은 아닌 것 같다.
즉, 성공하는데 기본기는 없어서는 안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꼭 성공할 순 없다.
이런 논리적 접근 외에 기본기가 일상생활과 조직 내에서 중요한 이유는 뭘까?
상황 하나를 가정해 보자.
월요일 아침은 마치 우주선이 우주 정거장에서 분리되어 자유롭게 우주 비행을 하다가 다시 우주 정거장과 도킹하는 것을 항상 상상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도 도킹 장면은 꽤 위험하고 힘든 과정이라 항상 주인공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단골 장면이다.
이처럼 월요일 아침에 다시 업무를 시작함은 막내 사원부터 수십 년 월요일을 조직에서 맞이했을 고참 사원이든 가리지 않고 꽤 뻑뻑한 일이다.
이럴 때, 상황 1. 담당 과장이 갑자기 자리를 비웠다. 마침 상사의 상사가 확인 지시한 것이 있어서 뭔가 물어볼 것도 있는데 어디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상황 2. 담당 과장이 상사의 자리로 와서 오늘 신규 입사자가 있어서 이들의 오리엔테이션을 위해서 잠시 자리를 비우겠단다.
개인 용무(화장실 같은)가 아닌 공적인 일로 10분 이상(주관적 의견) 자리를 비우는데, 상사에게 (혹은 주변 사람에게 알려도 좋지만 상사가 있다면 상사에게 직접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행선지와 목적을 알리는 행위는 조직 내에서 기본기에 속한다.
기본기가 성공의 필요조건이라고는 했지만, 우리 모든 조직 내 일상 언행을 모두 성공의 필요조건과 연결하여 의미 부여하는 것은 왠지 어색하다. 그렇다면, 기본기는 왜 중요하고 필요한가?
난 기본기를 통해 상대방에게 편안함과 안전감(안심)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곧 상대방에게 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주게 된다.
그 신뢰가 반복되면 그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자리 잡게 되고, 많은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상대에 대한 이미지와 感(감)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반대의 경우로 매번 메일과 문서에 오타를 잊지 않고 남기는 구성원이 있었다.
한두 번은 실수려니 했으나, 그 기간이 일 년을 넘어서니 이젠 슬슬 이 사람에 대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더 나아가서는 이 사람의 나에 대한 감정까지 의심하게 된다.(나를 물 먹이려고 하나?)
당연히 이 사람의 일처리에 대해 불안하다. 필수적인 일 외에는 맡기지 않게 된다.(이 사람의 일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시간과 노력이 드니 굳이...)
가끔 사람들은 억울하거나 애매한 상황일 때 '난 의심받을 짓을 하지 않았다.'는 식의 말을 하곤한다.
하지만, 그보단 난 믿음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신뢰나 안심은 어떤 행동을 안해서 생기는 것이라기 보다는 신뢰나 안심을 받기 위한 행동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획득할 필요와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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