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속이지 마라
의류업계에서 'Tag갈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제품의 가격, 생산년월 등 제품 정보가 기재된 Tag만을 갈아서 재고를 신제품으로 둔갑시키는 소비자 기만 행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 Spa브랜드에서 대표적인 라이트 패딩 조끼를 구입했는데, 이와 비슷한 택갈이를 한 제품을 뒤늦게 발견하여 매장 매니저와 반품 관련하여 실랑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비자로서는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의 가치가 허위로 포장되고 허위로 포장된 가치에 따라 고객은 가격을 지불하는 불공정한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업무 상에도 이와 같은 Tag 갈이가 존재합니다.
즉, 새로운 업무를 부여해도 항상 비슷한 내용을 약간 변형하거나 혹은 다른 업무들의 내용들을 짜깁기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겁니다.
업무 Tag갈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요?
업무 지시자의 지시를 경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청하지 않음은 본인이 부주의하여 의도된 不경청도 있지만, 본인이 업무 지시자의 지시를 제대로 경청할 능력과 태도가 없어서 생기는 제대로 들을 수 없음도 있습니다.
업무, 일을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S전자의 前사장의 '일의 의미'에 대한 자전적인 책을 읽었습니다. 이 분의 회사 생활 목표는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일을 했고 역량을 닦았고, 기회를 잡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는 글로벌 기업 S전자의 사장으로서 자신의 족적을 남긴 것이고요.
일을 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일을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새로운 업무는 그저 빨리 보고하고 해치우는 게 우선이지, 그 일의 결과물이 지시에 얼마나 부합하고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것인가는 중요한 목표가 아닙니다.
조직과 자신의 일을 업신여기거나 혹은 자신의 역량과 가치를 과대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4대 테니스 대회를 보면 1회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즉, 세계 1위로 시드를 받고 대진상 세계 랭킹이 매우 낮은 선수와 게임을 해도, 지게 되면 곧바로 짐을 싸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 1위는 순위가 100위권이 넘는 선수와의 경기에서도 마지막 포인트를 딸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서브를 넣고 달리며 스매싱을 하게 됩니다.
조직 내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얕잡아보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할 수 없고 그 결과물도 역시 그동안 본인이 해오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Tag 갈이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