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덕과 회사 존폐와의 상관관계
100여 명의 직원이 한 층에서 지냅니다.
전용면적이 300평이 조금 안되니 어깨가 치일 정도는 아니지만 여유 공간이 많진 않습니다.
대부분 내근직들이니 업무 시간에도 인원이 그리 줄지는 않습니다.
화장실 세면대 옆 벽면에 세척티슈가 있고 바로 밑에 휴지통이 있습니다.
대부분 쓰고 난 휴지를 잘 버리지만 그 옆에 고의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는 휴지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휴지는 하루종일 줍질 않습니다.
한 층에 한 분의 미화원이 있으니 그분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하지만 어느 건물이나 청소 면적 대비 미화원의 숫자는 여유롭지 않으며 그런 휴지까지 일일이 줍는 것이 그분들의 업무인지도 의문입니다.
화장실 쓰레기통 옆 휴지뿐만 아니라 복도에 가끔 떨어진 작은 휴지나 종이 조각들도 거의 줍질 않고 마치 지뢰나 물웅덩이 피해 가듯이 몇 날 며칠이고 그 자리에 신기하게 남아 있습니다.
일하는 회사에서 일 외적인 일로 꼰대 마인드로 지적질하는 걸까요?
이런 현상과 업무는 아무 연관이 없을까요?
제 결론은 매우 큰 상관이 있고, 화장실과 복도의 쓰레기를 줍지 않는 마음 그대로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로 연결됩니다.
물론 회사의 업무기술과 분장은 최대한 세밀하고 확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업무가 내가 계획한 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다양한 사내 외 이해관계자들이 불쑥불쑥 등장하기에 내 계획과 의도대로만 업무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즉, 개인 간 부서 간 바닥에 떨어진 휴지처럼 누구의 업무인지 애매한 업무가 생깁니다.
그나마 그런 애매한 업무를 인지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건 조직 입장에선 큰 행운입니다.
복도에 떨어진 휴지를 지뢰 피하듯 못 본 척 피해 가는 것처럼 자신의 업무를 그렇게 회피하고 피해 가고 뭉갠다면 어찌 될까요?
그저 안 나갈 돈이 나가고 효율이 떨어지는 건 애교 수준입니다.
요즘 같이 윤리경영, ESG경영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와 견제가 심해지는 환경에서 회사의 존폐까지 영향을 주는 사안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 위험한 것은 요즘은 그런 기업의 빈틈을 악의적으로 노리는 사내 외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그 위험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흔히 브로커라 불리는 사람들)
최근에 읽은 고동진 삼성전자 前사장의 자서전에 나오는 문구처럼
'회사에는 내 일과 네 일이 없고, 회사일만 있을 뿐입니다.'
그 회사에 우리는 회사일을 신의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전제로 돈을 받고 일하고 있는 것이고요.
화장실 쓰레기통 옆과 복도에 널려져 있는 휴지는 단순히 위생관념과 공중도덕의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