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방법
다이소에 가면 내구성이 항상 맘에 걸리긴 하지만, 싸고 좋아 보이는 물건들이 많다. 때로는 정말 기발하고 싸고 좋은 상품도 종종 만나게 되긴 하지만, 결국엔 "다이소"에서 산 거니까 하고 넘어가는 정도의 만족도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 인재는 다이소의 물건처럼 싸고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을까?
어느 조직에 해외 법인이 있다. 아쉽게도 그 해외 법인은 매출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매월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정도 영업 실적과 재무 상태면 썩 좋지 않은 평판으로 구직자들의 경계 대상이 되어 사람 채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그 법인은 아예 현지에서 사람 구하는 건 시늉만 하고, 한국 본사에 주재원이라는 명분으로 인력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 직원이 부족한 이유는 따로 있음에도, 한국 본사에서 주재원을 안 보내줘서 직원 부족하다는 황당한 궤변까지 늘어놓는다.
그런데, 해외 법인의 주재원 파견에 한국 본사 직원들이 대부분 반응이 싸늘하다. 이유는 처우(수당, 주택지원, 교육비 등)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조직문화나 리더십, 업무 등도 못지않게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조건에 기름을 붓는 것은, 조직의 경영진 마인드로, 70년대 중동 파견 시절과 같은 주재원觀(관)을 가지고 있어서, 해외에 근무하는 특혜를 주었는데 무슨 처우를 잘해 주냐는 생각이니, 주재원 지원 제도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을 리 만무하다. 이런 난관들 때문에 대기업들도 주재원 파견은 가족 부임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등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현지화를 모토로 극소수 관리자나 본사의 통제와 관리가 필요한 직무에 한해서만 운영하면서 점차 줄여 나가고 있다.
결국 조직은 직원들의 헌신과 무한 이해, 희생으로 당연히 조직이 부담해야 할 각종 지원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굳이 MZ세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는 직원들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에 반하는 것이다.
이런 여건속에서 주재원 파견 혹은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떤 마음일까? 조직의 바람대로 뜨거운 로열티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까?
동기 이론 중 공정성 이론을 보면, 직원들은 자신들이 주재원으로서 혹은 직원으로서 적정한 보상과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기여와 노력 등을 거기에 맞춰서 줄인다, 반대로 자기의 노력과 성과보다 많은 지원을 받는다면 자신의 기여와 노력을 더 늘리게 된다. 즉 최근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두 대기업이 일차 급여 경쟁에 이어 이차 직원 경험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겠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은 일차적으로 업무에 몰두하지 않고 받는 만큼 혹은 그 이하로 일 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환경에 적응하여 조직으로부터 당연히 받지 못한 지원에 대한 보상심리로 외국 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업무 외적인 이득에 더욱 몰두할 것이다. 그럼 결국 어떤 것이 조직입장에서 더 이득일까? 내가 경영진이라면 수당, 주택지원, 교육비등을 조금더 지출해서라도 주재원들의 동기를 높이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성과를 높이는 지렛대로 삼는 선택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