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ㅅㅈ도서관이 휴무여서 일주일 만에 ㄱㅎ도서관으로 왔다.
월요일은 와이프가 출근이기도 해서 차를 가지고 나왔고 오는 길에 와이프를 내려줬다. 평소보다 5분 늦게 나왔고, 신호발은 받지 않았고, 길도 착각해서 돌아왔다. 심지어 우회전해야 하는 삼거리엔 접촉 사고까지 있었다.
평소엔 차가 많았던 길이 그나마 차가 없어서 9시에 맞춰 도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유일한 위안이었다. 도서관 앞 마지막 사거리에서도 신호가 도와주지 않았고, 내 눈앞에서 서너대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걸 조바심 내며 바라보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서둘러 주차장에 들어가 주차하고 2층에 걸려있는 엘베조차 더뎌 보여서 곧바로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뛰어 올라갔다. 힘들었다.
그래서 열람실 입장 줄에 선 시간이 정각 9시, 이미 앞에는 20명 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원하는 자리 잡기는 틀렸다고 생각하고 반쯤 포기하고 끝자리로 향했다.
문이 열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습관처럼 끝자리로 잰걸음으로 갔더니, 마침 도서관 직원이 전기점검 한다고 서있는 걸 사람들이 오해하여 자리를 선점하지 않았고, 최고의 명당자리 잡기의 행운을 잡았다.
불과 20분 사이 출근 시간에 행운과 불운이 수없이 교차했다. 그 사건들은 내 노력과 의도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길을 착각한 것과 같이 내가 불운을 만들기까지 했다. 오히려 행운(차 안 막히기, 자리 선점)은 내 노력과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왔다.
지금 내겐 행운이 간절히 필요하다.
하루종일 내 육신과 의지를 가지고 뭔가 해서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면 달성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오히려 마음은 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오늘 출근길 행운처럼 아쉽지만 타인의 판단, 결정에 나의 행운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빨간불에 엑셀레이터를 밟을 수는 없고, 과속단속 카메라 앞에서 과속을 하는 건 과태료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급한 마음에 신호를 어기고 과속을 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가장 중요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불운은 나로부터 행운은 외부로부터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