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비평(뒷담화) 분석 보고서

비평: 남의 잘못을 드러내어 이러쿵저러쿵 좋지 아니하게 말하여 퍼뜨림

by Phd choi 최우수


사람들은 비평을 빙자한 뒷담화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비평을 좋아한다. 물론 좋아한다고 해서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좋아한다의 의미는 횟수가 많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사람들의 단골 비평 소재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조직 내 사람들이다. 대상 중에는 상사의 비중이 당연히 높겠지만. 자신이 속한 조직과 조직 내 사람들이 비평의 단골 대상이 되는 이유는 본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거기에 속해 있어서 속속들이 벌어지는 일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는 게 병인 거다.



이 비평의 대열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한다. 심지어 고위 경영진도 덜하지 않다. 다만 이들의 비평을 듣는 사람이 제한적이다 보니 티가 안 나고, 그 비평이 전파를 거치면서 출처가 흐릿해지고 모호해져서 그렇지 비평의 농도와 파급은 더 짙다. 그리고 대부분 내부자의 비평은 결국 자기 얘기, 자신도 그 비평의 대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비평은 조직에 머문 시간에 비례한다.

재밌는 것은 비평의 양은 그 조직에 머문 시간에 비례한다. 비평이 부정적이 되면 뒷담화가 되는데, 뒷담화의 소재는 조직에 오래 머물수록 그리고 많은 사람을 알 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다. 상상해 보라, 이 조직에 20년 넘게 머문 사람과 이제 갓 1년 머문 사람 중 누가 더 비평 거리가 많을지.

물론 사람에 따라 빅마우스(big mouth)라고 불리는 남 말, 뒷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아무리 빅마우스라도 100% 없는 얘길 퍼트리기엔 어렵다. 자칫하면 범법행위인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르니까.




오늘도 장기 근속자이자 리더 A는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서 열심히 비평을 하고 있다. 오늘의 비평 주제는 '무력화된 조직의 공식 프로세스'이다. 내용인즉슨, 조직은 공식 인사발령이나 발표보다 시간적으로나 정확성면에서 흔히 말하는 UB(유언비어) 통신이나 담배(담배 피우며 나누는 대화) 통신, ~카더라 통신이 시간도 더 빠르고 정확도도 꽤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 근거 없는 소문도 무성하고 조직문화도 망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정확도에 주목해야 한다. 승진과 조직개편 같은 내용이야 호사가들의 관심에 의해서 뒷담화로 회사가 하나 세워질 정도로 얼마든지 난무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이 나중에 공식 발표될 때 꽤 현실화된다면 그 소문이라는 것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짐작이 되는 것이다. 그 내용을 아는 사람만이 가능하고 그 내용을 아는 사람은 조직의 보고 체계 상 또 소수의 리더급으로 좁혀진다.


A도 그중 하나다. 오늘도 조직과 사람들의 프로세스 무력화를 비난하고 나서 곧바로 자신도 무력화 세력에 동참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행위는 목적이 다르고 남들과 다르다고 인식하고 강변할 것이다.

하지만, 뒤로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한다. 마치 주식 토론방에서 주가 폭락을 예견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 마냥.




공권력과 사적 용병

영향력과 정보를 가진 소수의 비평으로 인해 조직의 '공식 프로세스와 권위'는 무력화된다. 이는 근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적 용병이나 개인의 물리적 힘 소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공권력이라는 구성원들의 합의와 통제를 받는 기관에게 물리적인 힘을 허락하는 목적을 떠올리게 한다. 만약 사적인 힘과 사적인 제재를 인정하게 된다면 돈 없고 힘없는 절대다수 시민들의 안전은 어찌 되겠는가? 이는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몇몇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이러한 비평을 빙자한 영향력 과시는 결국 구성원과 조직의 피해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