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을 열면
회사에는 어디나 조직도를 업데이트하고 관리한다. 웬만한 직책자들의 자리 파티션 벽이나 책상 위에는 조직도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 조직도에 따라 회사의 공식적인 전결규정도 만들어지고, 부서와 개인별 R&R(Role & Responsibility)도 정해지며, 결재 프로세스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회사에 극소수 사람들만이 알고 사용하는 조직도가 하나 더 있었다. 그 조직도는 신기한 재주가 있어서 그 조직도에 있는 사람들은 정해진 전결규정이나 규정, 프로세스와는 전혀 상관없이 일을 한다. 그 조직도에 속한 사람들이 편하고 자기들 기준에 맞게 서로 일처리도 해주며, 번거로운 보고나 품의도 생략할 수 있게 해준다. 더 나아가 무소불위의 권력까지 부여하여 부서를 넘나들며 자기들의 의지와 이익을 관철시킨다.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 망토나 사람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지도와 같은 신통방통한 조직도이다.
이 조직도는 공식 조직도 보다 위세가 센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조직에 오래 근무한 사람들과 오래됐으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조직도의 멤버이기 때문이다. 비밀의 조직도는 회원제 사교클럽 마냥 철저하게 아무나 받아들여주지 않고, 그들끼리 알음알음 회원을 늘려가며 그들의 영향력을 유지함은 물론 확장하는데 이용한다.
특히 비밀 조직도가 위력을 발휘하는 분야는 바로 인사, 조직 관련인데, 그 이유는 인사, 승진, 조직 관련한 이슈는 조직 구성원 누구나 자기 일로서 뿐만 아니라 남의 일이라도 최고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며 조직 내 많은 혜택들이 이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 최고의 관심사에 이 비밀 조직도가 톡톡히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조직 내 그 누구도 가입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 속 조폭 두목이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원들에게 용돈 쥐어 주듯이 이 비밀 조직도의 보스도 자신의 공식 권한을 사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들의 비밀 조직도 멤버들을 챙겨준다. 그 챙김으로 인해 원래 보상받고 승진되어야 할 사람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고, 좋은 교육 기회나 꿀보직도 역시나 이 비밀 조직도의 검은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악은 비밀 조직도의 보스가 공식 조직에서도 고위층 일 경우인데, 이럴 경우 조직에 비밀 조직이 미치는 해악이 너무 커서, 조직이 온통 불신과 감시로 가득차고, 조직과 일보다는 비밀 조직도상의 자기 보스 그리고 그들의 출세를 위해서 조직과 조직 내 자원을 사적으로 운영 하게된다. 심지어는 정상 조직도에 있는 구성원이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방해할 경우 가차없이 쳐내는 짓까지 서슴치 않고 자행한다.
결국 조직이 운 좋게 망하지 않더라도, 그 조직은 정상적인 조직을 통해 충분히 낼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그나마 축소될 대로 축소된 과실조차 극소수 비밀 조직도 상의 회원들만을 위한 잔칫상으로 전락 하고만다.
* 인사, 조직, 커리어에 관한 고민이 있으신 모든 독자분들...같이 고민하고 해결을 위한 개인 컨설팅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