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이 만능은 아니다
내연 기관 자동차 뒤의 배기구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전기차를 우리는 흔히 친환경의 대명사로 인식하지만, 그 전기차를 움직이기 위한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안해 보면 현재 전기차가 이미지로 가지고 있는 내연기관차 대비 압도적인 우위가 환경 측면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측정과 계산방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내연 기관차 대비 10% 내외 정도 덜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전기차가 본격 보급된 지 아직 10년이 채 안되었기에, 아직은 관심이 덜하지만, 스마트폰의 배터리처럼 전기차의 배터리도 언젠가는 수명이 다하게 되고 폐배터리의 재활용과 처리의 문제가 전기차 보급 속도만큼 큰 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배터리의 깔끔한 외관과 달리 그 안에 다량 함유된 니켈, 카드뮴, 리튬, 납 등은 각종 암과 폐질환, 호르몬 교란 등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런 환경과 건강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니켈, 리튬 등은 희소한 광물로서 무한정 채굴하여 사용할 수도 없으니 이 역시 재활용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조직 내 인재도 희소성 측면에서 재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배터리의 폐기는 퇴직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조직 내 인간은 평등하지만 업무 성과와 능력면에서는 평등할 순 없다. 소위 C-player(저성과자)는 종종 교체의 강한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도 조직 밖의 사람들이 절대 가지지 못하는 한 가지인, 조직 근무 경험과 조직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 즉, 아무리 유능한 사람을 스카우트해와도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고, 이전 조직에서의 성공이 새로운 조직에서도 재연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조직 부적응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크다. 그러므로, C-player가 가진 조직에 대한 이해를 최대한 이용하여 새로운 기회를 줄 필요는 있다. 물론 기회는 주되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또한, 조직 내 인재들은 기존의 역할에서 조금만 덧붙이거나 변화를 주면 새로운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조직 내 인재 재활용의 한계에 대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배터리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full 충전을 해도 새 배터리의 100% 성능을 발휘할 수 없듯이, 재활용된 배터리도 그러하다.
인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요즘 빠르게 변하는 직무 환경과 조직 요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한 자기 계발과 학습을 해도 그러한 변화보다 개인의 역량 개발이 앞서 나가기는 어렵다. 결국 새로운 직무와 역할이 주어졌을 때, 예전처럼 100%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다.
논의를 확장하면, 이미 없어진 '평생직장'의 개념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조직에서 한 가지 직무만을 가지고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새로운 기회 부여와 인재 재활용도 배터리처럼 생명의 연장일 뿐, 영원한 피신처나 안식처는 아니다.
그러므로 개인도 조직 내 인재 재활용을 활용함과 더불어 새로운 역량과 역할을 준비하고 새로운 조직을 탐색하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