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다들 어떻게 해소하세요?

by Hazel Kim

오늘도 어제와 같은 업무에 시달렸다.

사실 ‘시달렸다’ 라는 표현이 조금은 격한 것일 수 있지만 오롯이 내 입장에서만 본다면,

‘시달렸다’ 라는 표현이 아주 적절하게 느껴진다.



빨리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거 어떨까요’ 라는 말에 군말없이 알겠다며 하나씩 일을 처리해 나갔지만 속에서 화가 올라오는 것까지는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팀원들과 함께 이 상황을 하나씩 하나씩 되짚어 가다보니 나 아닌 타인으로 인한 실수도 눈에 보였고, 그 실수가 현재의 상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는 있으나 굳이 그 사람에게 그 일을 언급한다 한들 달라지는 게 없다는 생각에 더욱 답답함을 느꼈다.

(마음 같아선 속시원히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수습하는게 가장 우선이니 굳이 언급하는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저녁쯤이 되서야 해당 이슈는 일단락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했고, 그 다음은 이제 다른 사람의 몫.(하지만 내일도 같은 문제로 연락오겠지- )



하루 종일 시달리다보니 두통이 심해지고, 애꿎은 한숨만 늘어났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이 감정을,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날려버릴 수 있을까

고민 하다보니, 평소 내가 해왔던 방법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1. 국내 힙합 음악을 들을 것.


- 나는 조금 특이하게도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때면 힙합 음악을 찾게 된다.

그들이 나 대신 화를 내주거나 욕을 해주는 건 아닌데(가끔 화나 욕이 섞여있는 음악도 있긴하다)

시원하게 비트를 탁탁! 내뱉어서인지, 나 대신 목소리를 짙게 깔아 랩핑하는 덕분인지 아님, 나보다 더 침울한 목소리로 음악을 해서인지.. 정확히 어떤 요소가 나에게 와닿는 지는 모르겠지만 힘들 때면 자꾸만 찾게 된다.

그리고 한창을 듣다 보면 감정이 차분해졌음을 깨닫게 된다.



2. 음악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조용한 공간을 찾아 그곳에서 머무를 것.


- 보통은 음악만으로도 해결이 될 때가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물론 있다.

내 머리가, 내 마음이 ‘소리’를 최대한 차단하고 싶어한다는 신호와도 같다.

그래서 회사에 있을 땐 하이에나처럼 조용한 회의실을 두리번 거리며 찾은 다음, 비어 있는 곳에서 먼저 에어컨을 키고, 차가운 커피를 한 잔 가져오고는 업무를 하나씩 하나씩 뜯어본다.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더해야하는지 혹은 마무리하면 되는지 등을 파악하고 업무를 이어나간다.

사무실이 아닌 집에 있을 때는 방이나 거실에서 최대한 고요하게 있으려 한다. 굳이 핸드폰을 하거나 TV를 키지 않은 채 말이다. 그렇게 그냥 가만히 있거나 못 다 읽은 책을 읽기도 하고 좋아하는 구절을 잔뜩 적어둔 작은 노트를 펼쳐 첫 장부터 읽어볼 때도 있다. 그러다보면 속시끄러웠던 부분이 한층 진정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3. 시간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걸을 것.


- 친구 중 한 명이 나에게 말했다.


'너는 진짜 걷는 걸 좋아하는구나?!'


사실 나는 걷는 걸 좋아한다기보단 (좋아하는 것도 맞긴 하다.)

생각이 꼭 필요할 때, 혹은 하루가 너무 힘들었을 때는 시간을 만들어 걷곤한다.


늘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는 그 구간들 중 3개 정도는 걸어서 지나친 후에야 버스를 탈 때도 있고, 집 근처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전에 내려 못다한 걸음을 다하기도 한다. 얼마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바람도 잔뜩 쐬고, 나를 둘러싼 세상들을 천천히 살펴 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걷다보면 쓸모없고, 이 큰 세상에 비하면 아주 소소한 걱정거리나 생각들이 다 날라가는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힘들 때면 자꾸 걷게 된다.



4. 위 방법들도 안 통할 것 같은 날엔 맛있는 음식과 그에 걸맞는 술을 마실 것.


- 위에 언급한 방법들이 통하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들도 마주하곤 한다.


그럴 때면 정말 어김없이 나는 맛있는 음식과 술이 생각나는데

가슴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나

아님 ‘그래 오늘은 좀 취해보자’ 라는 생각과 함께 소주를 찾기도 한다.


음식과 술이 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순 없지만, 내가 갖고 있는 스트레스 정도는 해결해 줄 수 있으니 어찌 안 찾을 수 있을까. 일시적인 방법이겠지만 그로 인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최고!

물론 술만이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술과 함께 내 옆에서 내 이야기를 묵묵하게, 자신의 일처럼 화를 내면서 또는 제일 큰 속상함을 느끼기도 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어주기 때문에 아주 큰 위로를 받고 내일도 모레도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스트레스를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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