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10분, 사유> 물음표를 던집니다.
자신의 역할은 울타리, 담이지만 밤이 되면 조용히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선보인다.
이 세상 만물 중 그 무엇 하나 예술 작품이 아닌 것이 없다.
나는 사물과 자연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의 형태를 좋아한다.
나는 존재의 흔적, 그림자를 수집하는 사람이다.
그림자를 보면 지나칠 수가 없다.
겉으로 보이는 형태는 페인트질 벗겨진 오래된 울타리일지라도 변하지 않는 본질의 "나"는 존재한다.
나는 빛의 기울기에 따라 형태가 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닌 게 아니다.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더 근사한 그 무언가가 되기도 한다.
가로등 아래 울타리의 그림자처럼
오늘 나의 그림자는 어디로 휘어있는가?
내 그림자를 밟고 가는 사람, 비켜가는 사람, 조용히 들여다보는 사람...
그들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