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10분, 사유> 물음표 투성이
차창 틈으로 향긋한 꽃향이 나를 길가에 세우게 만드네...
그만큼 너는 5월에 만나는 반가운 꽃이지.
난 너를 "아카시아"라고 불러.
어른들이 다들 그렇게 부르길래 그게 진짜 네 이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40년 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거야.
나는 그동안 너를 "아카시아"라고 다정하게 부르고, 반가워하고, 향기를 맡았어.
누군가에게 너를 봤다고, "아카시아" 향기가 엄청 좋다고 말하고 다녔지.
근데 진짜 네 이름은 "아까시나무"였더라.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너를 "아카시아"라고 부르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으니까 너는 그냥 네 이름을 잊고 받아들이기로 한 걸까?
아니면 너만의 비밀로 간직하려던 걸까?
진짜 너의 정체성은 흰 아까시꽃인데.
그동안 몰라줘서 미안해.
이제라도 제대로 불러볼게.
반갑다 5월의" 아까시나무"야.
근데 벌써 바닥에 떨어지는 건 반칙 아니니?
조금만 더 매달려 있어 줘.
네 향기 참 좋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