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삶 259일 차] 박재연 <조용한 회복>
이 책을 선물해 준 이유를 목차를 훑어보며 찾는다. 몇몇 제목이 덜컹 거리며 마음에 걸린다. 그중 가장 먼저 읽고 싶은 페이지로 점프해서 독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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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먼저 떠나는 사람들]을 읽고
우선 박재연 작가는 한국신학대학교 대학원 죽음교육상담전교수이자 국제공인 죽음교육상담 전문가 및 수련 감독이다.
그가 상담하면서 겪은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먼저 떠나는 사람들” , 이 제목을 읽으며 내 마음을 들킨 느낌이었다.
글의 제목 그대로, 나는 이런 사람이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서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힘든 사람.
누군가 다가왔을 때,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을 때 한참을 관찰하는 사람.
누군가 나에게 다정하게 대할 때, 너무 흠뻑 그 관계에 빠질까 봐 덜컥 겁이 나는 사람
누군가 나에게 좋아한다 표현할 때, ‘왜 굳이 나를…. 어차피 그 마음은 변할 텐데… ’하며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
뭔가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먼저 뒷걸음으로 도망가는 사람
나는 사랑받고 사랑하는 것이 서툰 사람이다.
그 이유는 ‘가장 사랑받아야 할 존재에게 버림받았다 ‘는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 있다. 중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나는 아직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관계를 늘 엉망으로 만든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싶지도 않고 그것에 에너지도 쓰고 싶지 않은… 그런 겁쟁이.
이 책에서는 자신의 두려움을 상대에게 솔직하게 표현해야만 소중한 사람들 곁에 함께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각자 다른 우주를 사는 우리는 솔직함을 통해 관계의 안정감을 만들 수 있다.”
_114면
“감정은 표현되고 경험될 때 비로소 조직된다”
_심리학자 레슬리 그린버그
그런데 그 ‘솔직함’이 참 어렵다. 지금 내 감정에 솔직해지려면 내 어린 시절이야기를 꺼내야 하고 그것은 내게 너무 큰 상처니까, 그리고 상대가 그 이야기를 듣고 부담스럽거나 조심스러워할까 봐 선뜻 입을 떼기가 어렵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 오랜 시간이 흘러야만 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기에 그 시간 동안 ‘이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나는 마음속으로 늘 안절부절못한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불안하고 우울한 내 정서, 수면장애를 비롯한 여러 상황들을 가끔씩 글에 드러낸다. 내 글을 읽는 분들이 너무 무겁고 버겁다고 느낄 수도 있는 나의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것을 빼고는 지금의 나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두웠던 지난 시절을 넘어 밝은 빛으로 걸어가는 지금의 나, 그럼에도 자꾸 어둠을 뒤돌아 보는 나, 그런 나를 이해해 달라는 작은 용기를 솔직하게 글로 쓰는 것이다. 나와 같은 입장의 누군가와 공감하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으로 말이다.
아침 독서글을 매일 쓰면서도 항상 내 이야기를 한참 풀어놓다가 본격적으로 독서글로 들어간다. 꽤 덜어내고 쓴다고 하지만 그래도 주절주절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은 글로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일 것이다.
기껏 쓰다가 오려내서 따로 저장해 두고 발행 못한 서랍 속 글들.
이제는 나를 드러내는 일에 겁내고 싶지 않다.
또다시 버려질까 두렵지만 그럼에도, 서랍 속에 숨겨둔 나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꺼내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