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삶 286일 차] 크리스앙 보뱅 <환희의 인간>
이미 저녁이지만, 당신에게 오늘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전하지 않은 채로 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지 않네요.
_크리스티앙 보뱅 <환희의 인간>
나는 흘러가는 단상들을 붙잡아 글을 쓰고 있어.
그것은 한 편의 완벽한 글은 아니야.
그저 파편적인 감정들의 나열,
상상의 한 귀퉁이,
일상의 시시콜콜한 흔적,
미래의 꿈으로 달려가는 발자국,
멍하니 사색의 연못에 드리운 낚싯대,
부풀어진 생각들이 떠다니는 대기밖 먼지,
삶에 구겨져 펴지지 못한 쭈글쭈글한 나의 손금,
고민으로 깊어진 미간의 내 천자 같은 주름 같은 것들.
다행이라면 그 글에 간혹 몇몇의 빛나는 조각들이 박혀있다는 거야.
엉뚱한 말로 활짝 피어날 꽃망울 같은 미소,
비눗방울처럼 터지는 투명한 속마음,
재미있는걸 함께 작당하고 싶은 키득거림,
신이 흘리고 간 오늘치 행복의 수집품 같은 것.
내가 이렇게 별거 없는 글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쓰는 이유는 하나. 무심코 휘리릭 넘기는 네 손끝에서 글 안에 자리 잡은 내 마음이 책갈피처럼 툭 떨어져 너에게 읽히기를, 밑줄 쳐지기를 바라기 때문이지. 내 하루를 온전히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지. 한낮에 잠들지 못하고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라는 낮달과 같은 마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