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삶 297일 차] 이주영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
내가 당신을 놓친 건가. 그래서는 안되었던 건가.
살아오며 빈번히 놓아야 할 것과 놓지 말아야 할 것 들을 분간해 내지 못해 괴로웠는데. 이번에도 잘못된 선택이었나. 하루에도 수억 번 머릿속이 엎치락뒤치락해요.
정작 괜찮을 거라고 한 사람은 나였잖아요.
온통 모순으로 가득 찼어요.
_이주영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
사실 뒷걸음치고 있어요. 멀리 돌아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소중한 인연들 사이에서 스스로에게 도취되어 가는 저를 진정시키려고요.
얼음물을 단숨에 들이켜 한여름 더위를 식히듯, 한겨울의 모닥불처럼 겁 없이 피어나는 제 뜨거운 여러 감정들에 이성이라는 투명함을 끼얹어요. 차갑고 투명한 이성을 흠뻑 뒤집어쓴 채 젖은 마음으로 겨울밤을 철벅철벅 걷고 있는 제 그림자를 돌아봐요. 저는 지금 홀로 감정의 뒷길을 천천히 걷고 있어요. 조금은 절룩거리다 멈추다 하면서요. 몸과 마음에서 다 타오르지 못한 열기가 힘없이 밤하늘에 피어올라요. 부르르 떨고 있어요. 곧 마음의 감기가 올 것 같아요.
소중하지만 내 것과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들을 빨리 알아차려야 해요. 길을 잃지 않으려면요.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있어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이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결국 욕심은 내 삶의 나침반을 망가뜨려요. 자꾸 가보지 않는 길을 헤매게 해요. 하지만 또 좀 그러면 뭐 어때요. 삶이 온통 모순 덩어리여도 스스로에게 너무 모질 필요는 없지요. 열병처럼 끙끙 앓다가 일어날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돌아 돌아 결국에는 조금은 달라진 그 감정에 맞닿아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