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인터뷰 다섯:

후기를 겸하는 셀프 인터뷰입니다.

by 티라노

티라노의 프로필:

- 오사부의 제자

- 변호사 (기업법무, 사내변호사)

- 도도리님을 따라서 보컬 레슨을 받으러 갔다가 사부를 알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제자가 됨.

- MBTI: INFP

- 애니어그램 8번: 지도자 유형

- 아즈샤라 서버에서 사제, 마법사, 흑마법사 등 캐스터 계열을 주로 길렀던 와우저




셀프 인터뷰 (18. 1. 1.)


셀프 인터뷰인 만큼, 별도 지칭 없이 문, 답으로 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 안녕하세요. 셀프 인터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고 약점도 많이 알고 있는 만큼, 힘든 인터뷰가 될 수도 있어요. 준비되셨나요?

답: 하하. 그럼요.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각오한 일인걸요. 가봅시다.


문: 어쩌다 이런 책을 내겠다고 생각하게 되셨나요?

답: 사부가 몇 년 전부터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M2 멤버들에게 해주셨어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독서모임을 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해주셨던 것 같아요. 저에게 특별히 책을 써보라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아마 제가 생산자로서 초기 자본의 투자 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상품이 책이라고 판단해서 조언해 주셨던 같아요.


근데 멘토링 노트를 정리하라는 말씀은 아니었어요. 예를 들면 <나는 왜 A를 떠나 B로 이직을 했는가?> 같은 책을 써봐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아이디어까지 해주셨었죠. 객관적으로는 A사가 더 좋은 회사라고 알려져 있으니까요. 그걸 써볼까 하다가, 제 인생에 있어 어떤 얘기를 가장 하고 싶은지 고민해봤어요. 가만히 돌아보니 사부에게 10년 간 사사 받았던 내용들이 제게 있어서 정말 큰 영향을 줬더라고요. 이걸 나눠보면 좋겠다 싶었죠. 저 말고도 스펙 쌓기에 몰두하다가 자기 삶의 디자인은 해보지도 않고 휩쓸려가는 사람들이 있겠다 싶어서요. 누군가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 쓰는데 어렵진 않았나요? 예를 들면, "나는 멘토링을 통해 이렇게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본인이 이미 성장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 하잖아요? 내세울 만한 게 있다고 생각하나요?

답: 그게 사실 쓰면서 진짜 어려웠어요. 그냥 보통 사람 A인데 누가 이걸 읽어줄까? 읽어준다 한들, '나도 한번 해봐야지' 이렇게 생각해 줄까? 그런 생각이 쓰면서도 계속 들어서 중간부터는 속도가 잘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오사부의 가르침의 가치와 희소성은 제가 아니까 써보겠다고 용기를 내봤어요. 그리고 잘난 사람이 잘나게 살고 있다는 내용보다 평범한 사람이 힘들게 살다가 나름 행복해지고, 나름 주체성을 회복하는 얘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 공감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고요. 무엇보다 괜히 복잡하게 생각하면 영원히 책은 써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썼어요. 이번에 부족했다면 다음에 더 잘 쓸 수 있겠죠 뭐.


문: 본인에게 가장 와 닿았던 사부의 가르침은 무엇인가요?

답: 글을 쓸 때는 '시그널을 보내라(주파수를 맞춰라)'나, '견적을 재라' 이런 부분이 저에게 가장 와 닿았다고 생각했어요. 요새 제가 어떤 일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좋은 지침이 되어주는 가르침들이거든요. 근데 수르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다시 깨달았어요. '너는 사랑받기 합당한 사람이야'라는 가르침, '다른 사람을 품어주고 용납해 줘야 해'라는 가르침이 가장 컸다는 것을요. 처음 사부를 만났을 때는 스스로를 소중히 여겨주지 않았고, 그래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못했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지혜로운 말을 들어도 귀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귀가 뚫린 덕분에 새로운 가르침들을 흡수하고 있죠. 하하.


문: 그래서 사부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서 인생의 변화를 체험했나요?

답: 저는 실질적으로 많이 체험했어요. 그래서 정말 어마어마해졌냐고 물으시면 사실 아직 그렇지는 않은데요. 일단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낼 줄 알게 되었죠. 옛날에는 부모님께서 항상 사랑해 주셨는데도, 왠지 오빠만 사랑하는 것 같고 저는 뭐랄까 들러리인 것 같이 느껴졌었어요. 처음엔 부모님이 사랑을 부족하게 주시는 거라며, 철없는 소리를 했었는데 요새 눈이 트이고 보니까 주셔도 제가 잘 받을 줄 몰랐던 거더라고요. 객관적으로도 정말 예뻐하면서 사랑해 주셨는데 말이에요. 근데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 사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예전엔 '살아남아야 해, 흠 잡히지 않게 스펙을 쌓고 탄탄대로 가운데로만 걸어야 해' 이런 메시지가 제 안에 있었다면 요새는 '나만의 특별함은 있어. 근데 그걸 찾아내서 발휘하는 건 노력이 필요해. 넌 뭘 잘해? 뭘 하고 싶어?' 이런 대화를 하기 시작했어요. 수르님이 "언니는 인생이 달라진 걸 느껴요? 삶의 디자인이 이제는 그려지세요?" 이렇게 물어봤는데요. 저는 이렇게 대답해 줬어요. "아직 명확하게 윤곽선에 음영까지 나온 건 아냐. 그래도 이제는 보이려고 해.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내 얼굴에 나쁜 생각이라는 각질이 끼여있어서 어떤 좋은 팩을 해도 먹지를 않았다면, 사부를 만나서 각질이 벗겨진 느낌이야. 요새는 팩을 하고 영양을 주면 피부에 쭉쭉 흡수되는, 그런 느낌이 들어." 이렇게요.


문: 홍보도 제대로 안 하고, 출판사를 통하지 않은 POD 출판인데, 내용이 좋아도 잘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답: 네, 처음 쓰는 책이라 애착은 가지만 잘 팔리는 걸 기대하면 안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일단 내보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에자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요. 한번 쓰기 시작하니까 써보고 싶은 아이디어들이 제 안에 많더라고요. 쓰다 보니 쓰는 행위 자체가 힐링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책은 출판을 경험해 보는 기회로 삼고 또 다른 책들을 쓰면서 점차 업그레이드할 예정이에요.


문: 다음 책에 대한 부분도 구상을 하셨나요? 괜찮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답: 이 책의 애드온 편에도 소개가 되어 있는데 제가 한국 유수의 대기업들 면접도 보고, 면접이 아니더라도 서류를 넣어본 경험도 많거든요. 외국회사나 기관에서 인턴도 해봤고, 대기업 두 곳에서 근무도 해봤고요. 그 경험을 연애 관계에 비유해서 말랑말랑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사회생활 초년차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써보려고 해요. 기획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니 반응이 괜찮더라고요.


문: 잘 쓰실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답: 하하. 그냥 책을 내는 것뿐이니 이런 말을 하기가 좀 부끄럽지만, 항상 제 꿈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신랑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육아가 장난이 아니잖아요. 실제로 신랑이 육아의 많은 부분을 감당하고 있어서 코피가 나기도 하고, 피곤한 나머지 기절해서 잠든 날도 많아요. 그런데도 글 쓰라고 저만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일러스트레이션까지 그려줘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첫 독자가 되어주신 새언니, 책을 쓰라고 독려해주고 여기까지 업어 길러주신 오사부, M2 멤버들 모두 감사합니다!


셀프 인터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배경 이미지: 목표를 잘 달성하면 먹으러 갈 상암동 카페 모임의 말차 크레이프, 출처는 여기:

http://blog.naver.com/minjoo67572/22065595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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