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게임 룰 셋:

주문하신 인생, 나왔습니다.

by 티라노

인생게임의 룰 셋: 당신의 인생은 생각하는대로 된다.

주문하신 인생, 나왔습니다.



내 인생= 내가 세상에게 주문한 대로의 결과물


%BD%BAũ%B8%B0%BC%A6_2015-10-24_%BF%C0%C0%FC_10_54_38.jpg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2001


나는 한동안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았었다. 보나 마나 뻔한 내용이겠지. '삶의 목적을 찾아라, 매 시간 집중해라, 열정을 쏟아부을 대상을 찾아라' 같은 뻔한 얘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서술했을 것이고, 읽는 순간에는 '와, 나 성장하고 있어'라고 잠시 자기 위안을 하다가, 책장을 덮고 나서는 그 전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 텐데 뭐하러 시간 낭비해서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하나. 차라리 잠시라도 재미있는 무협지나 웹툰을 보는 게 더 도움이 되겠다. 그런 뻣뻣한 마음으로 친구네 집에서 <연금술사>라는 명저를 읽었는데, 별 다른 감흥 없이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뭐야, 행복의 파랑새' 같은 내용이네, 내가 원하면 세상이 도와주고, 답은 내 안에 있고.' 왜 이게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명저라는 건지 당시 듣는 귀가 꽉 막힌 수준 낮은 독자에게는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러던 내가 세월이 지나 연금술사의 한 줄 한 줄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다니, 더군다나 예전에는 보기도 싫어했던 이런 글을 쓰고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오늘은 특별히 사부의 가르침의 정수 중 "내 인생은 내가 주문한 대로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것은 사부 외에도 많은 성현들이 이미 이야기한 바 있으므로, 메시지 자체를 구체적으로 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예전에는 왜 이것을 나의 삶의 영역으로 가져와 깨닫고 적용하지 못했는데, 사부의 가르침을 통해 어떻게 비로소 체득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방금, 뭐 주문했어?


사부는 내가 세상을 향해 보내는 '시그널'이 앞으로의 내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려주며 이렇게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네가 이탈리아 식당에 들어가서 앉았어. '까르보나라 파스타 하나 주세요' 하고 주문을 했어. 그럼 웨이터가 뭘 갖다 주겠어?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가져다주겠지. 주문에 오류가 있지 않았다면 말이야." "음, 사부, 하지만 저는 행복한 인생을 주문했는데요, 내가 꿈꾸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얻을 수 있는 그런 삶이요. 링컨 자동차가 갖고 싶다고 하면 살 수 있고, 김앤장에 들어가고 싶다 하면 입사할 수 있는 그런 삶이요." 사부는 피식 웃었다. "주문이 잘못되었지. 왠 줄 알아? 너는 링컨 자동차가 갖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아, 진짜 살 수나 있겠어? 지금 내 연봉으로 언제 모아서 이걸 사, 이미 집에 차도 한 대 있고 다른 데 들어갈 돈도 많은데'하고 생각하고, '김앤장에 들어가려면 서울대 법대를 나와 연수원 또는 로스쿨 수석을 하거나, 영어와 제2외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거나, 이공계, 의학, 약학 같이 로펌에서 선호하는 학문을 전공했거나, 경국지색 미모 또는 매우 특이한 이력 중 적어도 한 두 개는 갖추어야 하는데, 난 하나도 해당되지 않네. 나는 안될 거야, 아마"라고 생각하잖아? 그게 주문이 잘 못 들어간 거지. 너도 모르게, '아, 다른 건 무리네, 뭐 이 정도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주문이 들어가게 되는 거지. 그리고 그런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고." 아마도 나는 그동안 안심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지만, "음, 크림 만조 파스타면 될 것 같아요"라고 주문을 넣었는지도 모른다. 가격은 조금 더 싸지만, 고기 맛은 볼 수 있는 타협책을 찾아서.


안될거야 아마.jpg - 인디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 쥬스가 출연한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이라는 제목의 음악 다큐멘터리 中
"내가 요즘 나루토를 보고 있는데 느낀 게, ○나 열심히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런데 우리는 열심히 안 하잖아.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이류면 되었지 뭘.' "주문하신 인생 나왔습니다."


나는 어떤 의미에서 이류 인생을 살았다. 학벌 서열을 굳이 따지자면, 과학고가 아닌 외고를, S대가 아닌 Y대를 졸업했다는 점에서 그렇다(내가 다녔던 학교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나를 성장시켜준, 좋은 교수님들과 친구들, 선후배를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곳이었다. 다만 세상의 만연한 서열 기준에 제1위가 아니라는 의미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내 인생의 행보들이 내가 보낸 시그널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사부와 얘기하고, 내 삶을 돌아보면서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는 학창 시절 열심히 공부했다. 불행할 만큼 열심히 했었다. 목표는 '좋은 학교'였다. 한창 열심히 할 때는 영화도 안 보고, 수험서 외엔 책도 안 읽고, 명절 가족행사도 빠져가면서 공부했다. 그렇게 유난 떨면서 열심히 했는데, 왜 공부로 1등을 못 하고, 공신 강성태 님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을까? 머리가 나빠서? 그것도 맞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건 내가 마음 깊은 곳에 가지고 있던 지향점이 작았고, 세상을 향해 보내던 시그널이 '일류의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에니어그램 8번 유형이다. 근성만큼은 있다. 그래서 무턱대고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하면서 나는 앞으로 하게 될 학문에 대한 진지한 흥미, 미래에 대한 청사진, 내 삶의 소명과 비전, 이런 거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오기와 근성으로 '좋은 학교 가서 우리 엄마 기쁘게 해줘야지. 나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보여줘야지. 맨날 아줌마 딸보고 저랑 놀지 말라고 하셨죠? 제가 더 좋은 대학교 갔거든요?하는 시크한 표정 지어줘야지. 너무 대놓고 말하면 없어 보이니까!'하는 생각으로 게으르고 만사가 귀찮다고 말하는 나를 꾸역꾸역 책상에 앉혔던 것이다. 그래서 내 시그널에 따라 난 '엄마를 기쁘게 할 수 있고, 나를 공부로 무시하던 사람들에게는 보란 듯이 보여줄 수 있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대학 입시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으니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마음이 공허하고 어지러웠다. 나란 놈 자체가 좋은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해서 극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또 남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턱대고 학점, 해외대학 교환학생, 영어 점수 같은 것을 끌어모았다. 또, 열심히 노력했지만 최고가 될 수 없었고, 뭔가 남는 것도 없었다. 내가 세상에 보낸 시그널은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은 인생 살고 싶어요. 먹고살게는 해주세요.'였고, 그대로 이루어졌다!



일류의 시그널 보내기: "바라는 것과 보내는 시그널을 일치시켜야 해."


나름 열심히 살아온 옛날의 나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조금 안타깝고, 많이 아깝다. 주문을 잘못 넣어서 애쓰고 힘들었던 것만큼 인생으로부터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시그널을 보낼 것이다. 이류 인생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면서, 이류 인생을 살겠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움직이겠다. 그럼 내가 보낼 수 있는 시그널에 선택지가 생길 것이다. "①저는 일류의 인생을 살겠어요. 제 인생의 소명이 무엇인지 찾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에 따른 값 지불을 할 용의가 있어요", 또는 "②생각해 보니 저는 스트레스받고 사는 건 별로고, 가족과 함께 생존에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소소한 행복 누리며 살겠어요." 나는 내 주변이 풍요로워서,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고, 따뜻해서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나는 응당 ①번 시그널을 보내야 할 것이다. 일류의 인생을 바라면서 '어차피 못할 텐데..'라는 마음으로 시그널을 왜곡해서 보내고, 원하는 것을 자꾸 반려하니까 마음이 축나고 분노가 싹트는 것이었다.


시그널을 바꾸어 보내면 인생이 변한다. "아까 그 크림 만조 파스타 취소하고, 안심 스테이크로 바꾸어 주실 수 있나요?"라고 주문을 바꾸면, 스테이크가 나오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시그널을 바꾸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생긴다. '아, 이미 주문 들어갔다고 하면 어쩌지, 괜한 짓을 하는 건가. 식당 주인이, 종업원이 싫어할지도 몰라', '괜히 안먹던 거 시켰는데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같은 잡음이 마음에 낀다(95.2 MHz 듣다가, 107.7 MHz로 라디오 채널을 바꿀 때 치직치직 소리가 나는 것과 같다). 나는 일류의 인생을 주문하려고 하는데, 내 마음 한편에서는 주문 변경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야, 선한 영향력? 풍요로움? 그게 되겠냐. 지금 너를 한 번 봐. 너, 독서모임에서 너 보고 뭐라고 그래? 싸움닭이라고 하지. 그렇게 사람 사귀기 쉽다는 문화센터 가서도 다른 아이 엄마들과 잘 못 어울리잖아. 너 자기 기준에 어긋나면 바로 짜증내고 말이지. 그냥 살던 대로 살아. 그런 이상, 아무나 이루는 줄 알아?" 같은 마음속의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래도 이제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부정적인 시그널을 받았을 때 그것에 공명하지 않는다.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살겠다. 따뜻한 인간이 되겠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낼 것이다. 나는 지금 바로 시그널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아니까. 그리고 내가 송출하는 시그널대로 이루어질 것을 아니까.


당신의 삶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BGM: 말하는 대로 by 처진 달팽이(유재석&이적))


이미지출처: 스포츠 투데이, 트와이스 <시그널>

http://stoo.asiae.co.kr/news/naver_view.htm?idxno=20170515155555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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