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온도들 #6

쉴 틈 없다면서 은근히 다 쉬고 있는 내 삶에 대하여

by 담아


쉴 틈이 없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그런데 돌아보면

나는 꽤 자주 멈춰 있다.


일을 하다 말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글을 쓰다 말고 괜히 커피를 타고,

나가야지 하면서도 잠깐 눕는다.


정말 바쁜 게 아니라,

조금은 흘리고, 조금은 피하고 싶은 마음에

무심히 느려지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흐트러진 틈 사이에서

생각보다 자주,

나는 나만의 속도를 발견한다.


누군가 보기엔 게으르다고 할지 몰라도

나는 그런 흐름이 나쁘지 않다.

대단하지 않지만

버티기엔 딱 좋은 리듬이라서.



오늘도 쉴 틈 없다면서

소파에 앉아 잠깐 멍을 때리고,

할 일은 많은데

괜히 창밖을 한참 바라본다.


틈틈이 느려지는 나를 보며,

아무 말 없이

‘이게 내 속도구나’ 하고

조금은 마음에 들어 한다.


그렇게 나는

다 쉬고 있는 하루를

또 쉴 틈 없이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