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온도들 #5

그럼에도, 다행입니다

by 담아


이 시간에는

이상하게 기분이 붕 떠 있다.

하루를 쉰 것도 같고,

제대로 쉬지 못한 것도 같다.

몸은 아직 침대에 붙어 있는데,

마음은 이미 월요일로 기어 들어가

할 일과 할 말을 예습 중이다.


소음도 없는 방 안에서

조용한 게 신경 쓰이고,

평소엔 무심했던 알림음 하나에도

심장이 두 번쯤 더 뛴다.


원인을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마음이 꺼림칙하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지쳐 있다.

더 쉴걸 그랬나, 더 놀걸 그랬나.


그럼에도 문득,

그 모든 감정의 밑바닥에서

작은 확신 하나가 고개를 든다.

그래도 내일, 나는 일터에 간다.


일이 마음에 쏙 들진 않아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삶을 붙들 수 있는 유일한 근거가 된다.


갈 곳이 있다는 것.

한 치 앞을 몰라도

내일이라는 시간을 지켜줄 무엇이 있다는 것.


그럼에도 일할 수 있다는 것.


오늘이 막막하더라도,

내일은 예정되어 있으니까.

그게

삶이 계속되는 증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