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강아지와 함께하는 생활, 14주차
저번주에 이어서 산책 얘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곧 여름이 다가온다.
그 말인 즉 장마가 다가온다는 말과 같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을 보고 있자니
7월 한 달 내내 비가 올 거라는 예측이 있다고 하던데
그동안 산책은 어째야 할지 고민이다.
아마 나 말고도 이런 걱정을 하는 반려동물 보호자님들이 많겠지.
어떤 분은 커플 우비를 쓰거나 쌩으로 비를 맞거나 잠깐 해가 비추는 틈을 타거나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과 즐거운 산책 시간을 즐기실 테다.
우리 노견은 아주 건강하지 않고
나는 강아지용 우비를 갖고 있지 않으니까
타이밍을 잘 잡는 수 밖에는 없다.
아니면 안 나가거나.
나만 비를 맞으면서 산책을 갈 수 있다면야
(기분이 좋은 날에는) 기꺼이 그러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짜여있지 않아서 어려울 듯 하다.
비가 그치는 순간을 노리는 수밖에 없는데
할 일도 많고 즐기고 싶은 것도 많다.
하루 종일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문득 바깥 날씨를 확인할 때 날이 맑다면
당장 목줄을 채우고 밖으로 나가면 될 일이지만
한 달 내내 장마가 올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일기예보를 들었는데
그게 쉬울 것 같진 않다.
결국 남은 것은 안 나가는 것.
후각 자극은 노즈워크로 떼우고
운동은 집 안 산책으로 떼우고...?
이딴 원룸에서는 엎드려 뻗친 자세로 기어다녀야 운동이 될까 말까.
그런데 개는 항상 엎드려 뻗친 자세 아닌가?
그런 밈이 있지 않은가.
사람은 근육을 만들기 위해 플랭크를 하면서 사지를 떨지만
개는 1년 365일 플랭크 중이다.
세상에나!
실내에서 강아지와 산책할 만한 곳을 찾는 건 힘들고
강아지 카페로 가는 건 하늘에 별 따기고.(우선 근처에 없다)
그냥 천둥번개 치는 백색소음이나 들으면서 바깥 공기 시향회나 열어야 하나 싶다.
그나저나 한 달 내내 장마라니.
노견 산책도 문제지만 매일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면서
신발, 옷을 다 적셔야 할 내가 더 걱정이다.
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