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강아지와 함께, 20주차
저번주 글 쓰기를 쉬고 우리 노견과 놀러 다녀왔다.
특별히 대단한 곳을 간 것은 아니고, 평소에 가고 싶었던 데를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왔다.
습하고 끈덕진 매일이 이어지다 보니
외출 시간이 길어지면 우리 노견이 큰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1. 실내 2. 시원함 3. 앉아서 휴식할 수 있는 곳
이 세 가지를 고려하여 적절한 코스를 짰고, 아무런 사고 없이 그저 즐겁게 다녀왔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강아지 카페.
아쉽게도 우리집 주변에는 반려동물과 놀기 좋은 곳이 별로 없는 탓에
버스를 타고 근처에 있는 다른 동네로 이동했다.
우리 노견한테 댕푸치노를 사 주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간 곳인데
그날은 가게 사정 때문에 댕푸치노를 구매할 수 없었다.
다른 가게로 갈까 고민했지만 더위가 심해서
우리 노견의 휴식을 위해 일단 아이스크림을 사 주기로 했다.
나는 커피를 특히 좋아해서 우리 노견에게 그 맛을 알려주는 기분이라도 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지금도 너무 아쉽다.
그래서 날이 선선해지면 다른 동네에 있는 카페를 가볼까 한다.
아무튼 나는 아쉬움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우리 노견은 달랐던 모양이다.
한숨 돌리면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는지
쉬지도 않고 남김없이 핥아 먹었다.
게다가 처음 보는 아이스크림이 신기했는지 똘망똘망한 눈으로
한참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는 것도 귀여웠다.
두 번째 목적지는 수제 간식 가게.
우리 노견은 크게 가리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아주 딱딱하지 않은 간식이라면 뭐든지 먹을 수 있다.
말린 고기와 뼈 간식은 제외하고 쿠키, 테린을 여러 개 샀다.
마음같아서는 진열장에 있는 간식을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다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내 지갑의 안녕과 우리 노견의 건강을 위해서 적당량 샀다.
우리 노견은 뭐든 잘 먹는 편이긴 하지만
좋아할 거라고 확신했던 간식을 입을 대지도 않는가 하면
안 좋아할 것 같아서 걱정했던 간식을 눈이 돌아서 먹기도 한다.
어느 반려동물이나 다 그러겠지만...
우리 노견을 20년 동안 키웠음에도 그 취향을 확신할 수 없어서
수제 간식을 고르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다행스럽게도 사장님께서 매우 친절하신 분이라
샘플 간식을 주시기도 하고, 우리 노견의 건강 상태에 큰 해가 없을 만한 간식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다.
따뜻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 외출을 마무리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노견에게 새로 산 간식을 하나 먹이고
꿈뻑꿈뻑 졸기에 편히 재우니 다음날 아침까지 아주 꿀잠을 잤다.
다음 외출은 또 언제가 될지,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아무튼 간에 날이 선선해지고나서 나갈 것이다.
정말 너무 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