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맹렬히도.
꽤 오랜 시간 곁에 있는 몬스테라의 한 줄기가 샛노란 빛을 띄었다. 그간 숱한 식물들이 내 곁을 떠나는 동안에도 굳게 지켜준 녀석이라 가장 애착이 있는 식물인데 너 마저 죽어가고 있다는 징조라니, 덜컥 겁이 났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보니 다른 잎은 멀쩡하고 한 잎만 노란 것이라면, 또 그것이 가장 아래에 있는 줄기라면 하엽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 하루이틀 더 지켜보니 다른 잎은 여전히 파릇했고 노래진 잎만 슬금슬금 저물어갔다. 줄기가 많아진 식물이 가장 최약체인 잎을 거두어 영양분을 보충해 생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몬스테라는 자신의 약점을 파악한 즉시 거두었다. 그러므로 더 단단해졌다.
어쩐지 아무것도 할 줄 못한다고 생각했던 식물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나보다도 생의 의지가 강력한 존재는 아닐까, 잔잔하고 차분한 존재로 여겨졌던 식물들이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맹렬한 빛을 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만의 맹렬함의 빛은 초록빛일테고. 멋진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