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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Apr 30. 2018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핸드폰 모델이 쏟아지고, 1년 전에 산 컴퓨터가 구형이 되어버리는 요즘 같은 세상에 내 오래된 추억들이 그대로 남아 있길 바라는 건 어쩌면, 오래된 것들에 대한 개인적인 집착일지도 모른다. 하나 둘 생각나는 것들이 점점 흐릿해져 갈때마다 이사 가기 전날 밤 텅빈 방에서 잠을 청하는 것처럼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라지는 것들을 잡아 놓는 방법은 없다. 불과 몇년 전, 몇달 전 일도 쉽게 잊어버리고 기억들은 말없이 사라져버리고 마니까. 모든 걸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문득 돌아보니 놓치고 있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에 무서워진다.

살아온 시간의 무게만큼 쌓여가는 추억에 비례해서 잊혀져 가는 기억도 많아진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그랬더라면, 조금 더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노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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