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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Aug 17. 2018

진짜 제 취미는요

초등학교 문턱을 밟고 나서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적어냈던 질문의 답이다. 졸업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자소서를 쓸 때도 늘 물어보던 나의 취미. 공백란을 조금이나마 메꿔주는 질문이라 쉽게 써내던 답변이었는데 요즘엔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냥 단순히 취미를 묻는 것뿐인데 너도 나도 '제 취미는 음악 듣기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쓰기가 망설여진달까.

쉽게 써내던 내 취미를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자주 하냐면 작업할 때, 청소할 때, 씻을 때, 등교할 때, 출근할 때, 운전할 때, 잠이 들 때까지 함께 한다. 어렸을 때는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가 그렇게 갖고 싶었던 물건 중 하나였고 매일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도 메신저를 제외하고 음악 듣는 시간으로 가장 많이 소비한다.

이렇게 자주 듣는 음악을 나는 추천하는 것도 받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들었던 좋은 음악을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그들도 좋아하면 왠지 모를 기쁨과 뿌듯함을 느낀다. 그들의 재생목록을 봤을 때도 같다. 남들은 잘 모를 것만 같은 나만 좋아하던 노래가 나오면 무척이나 반가우면서 나와 비밀 하나쯤 공유한 것처럼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글을 쓸 때도 음악을 들을 때가 많은데 영화 이야기를 쓸 때는 OST를 듣고, 책 이야기를 쓸 때는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을 찾아 들으려고 한다. 드라이브 할때 신나는 음악을 찾는 것처럼 그 이야기에, 분위기에 잘 빠져들게 해주는 마성의 도구 같아서.

누가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고 했는데 들으면 피식 웃음부터 나지만 너무나 맞는 말 같다. 아무렴 음악없이 세상 살아가기 퍽퍽할거야. 무튼 너무 뻔한 것 같아 다시 생각해 봤는데요. 그래도 제 취미는 음악 듣기 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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