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주는 무게
그토록 멋져 보이던 단어가 묵직하게 다가온 순간은 언제부터였나. 언제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듯이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닥친 일에 책임 지고 해결하는 것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누군가의 충고나 조언은 아주 잠깐으로 끝난다. 그 마저도 도움되지 않을 때가 많다. 내가 그 상황에 놓인 이유, 그로 인해 겪는 감정, 변하는 것들은 오롯이 스스로 겪어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한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떠올렸을 때 그 질문이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아서 답을 쉬이 내뱉기가 어려워졌다. 그럭저럭 잘해왔던 것 같고, 남들도 잘 살아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문득 누구 하나 쉽게 느낀 적 없을 거라고, 절대 가벼움이라는 말과는 어울릴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이라는 단어 그 하나가 주는 무게를 새삼 다시 느껴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