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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Jan 22. 2022

가기 전에 쓰는 글들

책 속의 그녀

김소월의 시가 아직도 나를 울릴 , 그때 내가 가야 하는 시의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서정주, 백석의 . 서정시의 본령으로 들어가는 . 만일 내가 <딸기>라는 시를 쓴다면 사람들은 딸기를  때마다  시가 떠오르는, 그런 .​
문학에 대한 절박함은 예술에 대한 절박함인지 말에 대한 절박함인지를 묻는다.​
나의 몸은 나의 과거이다. 나에게 남겨진  많은 것이  몸의 상처를 이룬다.  몸은  과거이고  현재를 재현한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있다. 사과나무 아래에서 아직은 푸르고 작은 열매들을 보면서 떨어지는 모든 것은 무거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하루에도  번은 절망한다. 하루에도  번은 희망한다. 그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 ​
글쎄, 뭐가 이렇게 사납게 나를 흔들어버린 것일까. 아마도 내가 두고 온 모든 것. 나는 마음이 다치기 쉬운 사람이니 떠나온 것이 더 잘한 일이었는데도 마음은 아직 이렇게 아프다. 그래서 힘들다. 하지만 나가자. 나는 그곳에 두고 온 것들이 사실 실체가 없다는 걸 잘 안다.
언젠가   없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나는 귤을 쪼갰다.  ! 세계의 모든 향기를  작은  안에 담고 있는  같았다. 내가 살아오면서 맡았던 모든 향기가 밀려왔다. 아름다운, 따뜻한, 비린, 차가운, , , 그리고, 그리고,  모든 향기. ,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기 전에 나는 써야 하는 시들이   있었던 것이다.



​​

좋아하는  하며  벌어먹고사는 .

이건 어쨌든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이라고   있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선택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 그럴 수밖에 없던 .

시가 그녀이고, 그녀 자체가 시와 같다. 분리 시키는 것은 아마도 어려운  일듯싶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내려갔다. 제목은 가기 전에 남긴 시글들이지만, 분명 살기 위해 남긴 글이 아닐까.

그리고 읽을수록 더욱 분명해지는  그녀는 글을 쓴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썼기에,  위에,  속에 살아있다는 .

병과 싸우면서도 한순간도 놓지 않았던 . 그것(자기 자신이라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다) 대한 갈망.

이래도 사유와 글이 귀중하지 않은가? 인생이 그냥 흘러가는 시간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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