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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Jan 02. 2017

인생이 좋아하는 것만으로 가득 찰 수 있다면

인생이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가득 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끄러운 댄스 음악에 흥겨워 죽겠고, 상대방의 쩝쩝대는 소리가 전혀 신경 쓰이지 않고, 당근과 버섯이 음식 중 가장 맛있고, 바닥에 나뒹구는 머리카락들이 예쁘게도 쓸려 다니고 있구나 생각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세상 무엇보다 쉽고,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의 말투가 매력 있게 느껴지고, 새들의 구구 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고, 쌓인 눈들이 녹아 질척거릴 때의 소리가 듣기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
프라푸치노에 든 초코칩들이 씹히는 게 너무 좋고, 며칠 안감은 머리 냄새가 향기롭게 느껴지고,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 내가 보기 좋게 섞여있구나 생각되고, 어려운 부탁이 와도 해낼 수 있음이 내 능력이라 믿을 수 있게 된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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