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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Mar 29. 2017

아침 적응기

부엉이를 자처하며 밤을 낮처럼 낮을 밤처럼 사용했다. 항상 내 잠은 아침에 몰아서 온다. 저녁은 괜히 잠들기가 아쉽다. 불꺼진 방안에 누워 온전히 내 시간을 갖는 것은 나의 낙이다.

가끔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왜 깨어있는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새벽에는 노래 듣기가 좋다. 글을 읽기 좋다. 쓰기에도 좋다. 누군가와 연락하는 것도 좋다.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드는 그 시간이 나는 좋다.

느지막이 일어나 겨우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의 몽롱함이 좋다.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어서 좋다. 일어난 자리에 누워 나는 생각한다. 새벽에 시작해 점심에 끝나는 일을 찾아볼까. 하고 진심으로

하지만 이제는 달그락 거리는 설거지 소리를 듣게 되었다. 밥달라고 냐옹- 냐옹 우는 대지의 울음소리 또한 듣게 되었다. 분주하게 출근 준비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늘 날씨는 어떤지 아침 일찍 확인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게는 아침 적응 기간이 길다. 아직도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다. 곧 졸림이 찾아 올 것이다. 나는 새벽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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