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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아무 때나 공간을 즐기다

by 글담



“나는 이 공간이 사람들이 쉽게 오가는 문화 사랑방이었으면 좋겠다.”

혼자 카페를 하던 주인장은 공간을 둘러보며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여러 해 동안 공연과 전시, 작가 강연 등을 꾸려가다가 힘에 부쳤나 봅니다.

차츰 애초의 바람이 힘에 겨운 숙제가 되는 듯했습니다.

포기와 유지.

선택의 기로에서 맞잡을 손을 찾았습니다.


여럿이 모여 동네에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뜻을 모았습니다.

아무 때나 드나들며 그림도 보고 공연도 보는 공간.

조합을 만들고 새롭게 카페를 옮겨 전시와 공연을 이어갑니다.

뭔가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드나들고 모여야 하는 문화를 선보인다는 게,

역병의 시절에는 참 어렵습니다.


카페는 언제라도 누구라도 적게라도 찾아오는 이를 위해 그림을 걸어 놓습니다.

작가의 고유한 색깔이 드러나는 그림을 보는 건 즐겁습니다.

뜨개질과 회화의 조합이 보여주는 색감과 온기.

마음에 드는 실의 색을 구하지 못해 서울까지 찾아간 작가의 땀방울.

그림에 스며든 작가의 세상이 한층 더 다가옵니다.


답답한 마음을 그림으로 달래면서 어둠이 짙어가는 하늘도 바라봅니다.

겨울이 깊어가는 시간까지 함께 감상하는 맛이 진한 커피 맛과 어우러집니다.

동네 카페에서 즐기는 한겨울의 도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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