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글쓰기가 진심을 전합니다

화려한 문장력보다 정확한 전달이 중요해요

by 글담

한때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것인 양 굴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쓴 글만 보면 말이죠. 부끄러운 고백입니다만, 오글거리는 문장으로 도배된 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서 보이곤 했지요. 반응은 예상하는 대로 “다시 써라!”였습니다.

뛰어난 작품, 즉 시나 소설 등의 문학에 빠져 있을 때는 이 병이 도집니다. 왜 나는 이렇게 좋은 문장을 쓰지 못할까 하는 자괴감이 빠지곤 하죠. 슬금슬금 어깨에 힘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머리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마치 몰입에 빠진 것처럼 한동안 노트북을 떠나지 않고 신들린 건반 두드리기로 키보드를 쳐댑니다. 땀이 삐질삐질 흐르는 것을 닦고 쓴 글을 다시 봅니다. 자, 이제 딜리트delete 키를 꾹 누를 차례입니다.

에세이를 쓰든 자기소개서를 쓰든 화려한 문장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장이 화려해야 뭔가 글을 쓰는 듯하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아마 여러분들이 읽은 책 중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문장이 떠오를 때는 더욱 집착할 수도 있습니다. ‘아,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을 하면서 말이죠.

소위 명언이라는 것도 보면, 촌철살인의 어휘력을 선보이죠. 이런 문장이나 발언만 봤을 때 마치 기교를 부리면서 쓴 글이 프로의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그러나 출판사나 독자의 반응은 전혀 다릅니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하며 고개를 젓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글을 처음 쓸 때만 해도 가슴 속에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문학 전공자도 아니고, 글 솜씨가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는 나에게 왜 원고를 쓰라고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문장의 기교는커녕 책 한 권의 분량을 제대로 써낼 수 있을지 불안했습니다.

나중에 출판사 편집자들에게 물어보니 저와 제 동료작가는 글을 쉽고 담백하게 쓴다고 하더군요. 그 의미가 무엇인지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괜히 기교를 부린답시고 글에 힘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힘을 뺀 글은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한 맛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화려한 것에 감탄하면서도 왠지 모를 부담을 느끼죠. 반면에 소박한 것은 정겹습니다.



저는 대체로 힘을 주는 편이었습니다. 다행이도 동료작가는 힘을 빼고 담백하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친구였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은 셈이죠. 그를 통해 배웠으니까요. 글쓰기의 비전공자가 가지는 장점은 이와 같은 소박한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를 처음 할 때는 짧게 쓰면서 긴 문장의 호흡을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단문으로 쓰는 연습은 문장의 기교보다 호흡을, 화려하고 과장된 표현보다 구체적인 묘사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짧은 문장일수록 읽는 사람은 이해가 빨라집니다. 그만큼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이죠.

화려한 문장은 과장된 표현과 수식어를 남발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글에서 ‘매우’, ‘무척’ 등의 단어만 빼면 좋은 글이 완성된다”고 했습니다. ‘매우’와 ‘무척’이 너무 많이 쓰인 글은 왠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뭐가 그리 자신이 없어서 저렇게까지 강조를 할까 싶습니다. 마치 빈 수레가 요란한 것처럼 말이죠.

화려한 문장력을 키우려는 것보다 글의 내실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사례를 넣는 것도 검색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종종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진짜 있었던 것처럼 알려지는 경우가 있죠. 처칠의 생명을 두 번이나 구했다는 플레밍의 사례는 실제가 아니라 소설 속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정이나 신뢰 등의 실제 사례로 언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명언의 인용도 주의해야 합니다. 맥락을 살피지 못한 특정 문장을 가져올 때, 전혀 다른 의미로 곡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라는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가 지은 시 구절입니다. 저도 어릴 적에 학교에서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열심히 운동을 해야 정신도 훌륭해진다는 의미로 교육받았었죠. 아마 이렇게 자신의 시가 해석된다면, 유베날리스는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요? 검투사들이 늘 싸움 준비만 하던 것을 비꼰 풍자시가 정반대로 해석됐으니까요.

잘못된 사례나 명언의 인용도 어찌 보면 화려한 글쓰기라는 겉치장에 정신이 팔렸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소개하려는 목적에 충실하다면 요란한 포장 따위는 신경을 덜 쓰겠죠.


글쓰기는 소박할수록 공감과 전달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 글쓰기의 기준을 화려한 문장력에 두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글은 뛰어난 기교의 문장보다 정확한 의미 전달의 문장입니다.

● 글을 쓸 때도 냉정함이 필요합니다.

● 사례나 명언을 인용할 때, 신중한 검색과 출처, 맥락에 따른 해석 등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 간결하고 정확하게 문장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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