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을 가본 지가 언제인가요.
극장에서 버터구이 오징어 냄새 맡은 지도 오래됐네요.
좁은 계단을 올라가 딱딱한 등받이 의자에 앉던 기억은 차츰 희미해집니다.
골목길 산책하는 것마저도 답답한 마스크 때문에 뜸해졌고요.
봄이 오니 이 모든 게 그리워집니다.
휴일이랍시고 뒹굴거리다가 봄 햇살의 유혹을 참기 힘들어 밖으로 나섭니다.
카페 안에 봄을 들여다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나 봅니다.
봄이 기다리는 밖으로 나갑니다.
늦잠 자느라 퉁퉁 부은 눈의 붓기가 빨리 빠지라고 걸음도 재촉합니다.
햇살은 마스크를 벗으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가쁜 숨을 내쉬며 3월이 왔음을 반깁니다.
무심한 햇살이 대지를 비추건만,
세상은 무심하지 못하고 요동칩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을 버젓이 저지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지금도 비극을 자아냅니다.
총 대신 꽃을 던질 줄 모르는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역병에 지친 이들이 전쟁에 고꾸라집니다.
지혜롭지 못한 말들이 허공에 떠다니며 삶의 터전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3월은 설렘과 기다림의 시간인데,
잔인한 4월을 겪기도 전에 절망의 언어와 노래를 배웁니다.
그래도 봄입니다.
새벽녘 잠시 흩날리던 봄비가 무척이나 반가운 3월의 봄입니다.
봄이 오니 그리운 것들을 떠올립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그리움이 아니라 봄이라서 기다려지고 그리워하는 것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역시나 사람이 그립습니다.
봄이 오면 만날까,
3월이니 연락이 올까,
움츠러든 몸과 마음과 시간을 밖으로 드러내야 할 때입니다.
전화라도 돌릴 때가 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