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머문 카페

by 글담



“오늘 오전까지 있을 건가요?”

“왜요?”

“에휴, 확진자 수를 보니 오늘 혼자 카페를 써도 되겠네요.”

확진자가 갑자기 폭증하자 카페 사장은 한숨만 내쉽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질 테니 오늘 하루 편히 지내라는 것이죠.


카페 주인장과의 대화를 나누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손님이 하나둘 자꾸 들어옵니다.

단골뿐만 아니라 오가다 들르는 손님도 있습니다.

‘오롯이’가 ‘더불어’로 바뀝니다.

이렇게 예상이 틀리는 것은 어쩌면 기분 좋은 오산일 테죠.


이 카페가 골목에 들어선 지도 5년이 됐습니다.

2년을 못 버틴다는 동네 카페인데,

이곳은 제법 둥지를 틀은 셈입니다.

그동안 보금자리로 삼으려던 동네 카페들이 여럿 문을 닫았지요.

이 카페는 듬직한 사장의 풍채만큼이나 버티고 있습니다.


어느덧 단골로 몇 년 세월을 같이 하니 카페가 정겹기만 합니다.

바뀐 듯 안 바뀐 듯 소품이 자리를 바꾸고,

지난 듯 안 지난 듯 시간이 공간에 흔적을 남깁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시간이 머문 공간이 되어준 카페입니다.


오늘도 주인장은 커피와 커피 내리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듣는 내내 귀찮은 건 안 한다고 시큰둥해하면서도 건네는 커피는 넙죽 받아 마십니다.

뒤 테라스에서 커피를 볶는 주인장,

홀에서 책 읽다가 글 쓰다가 조는 나.

이제 조용해진 카페에서 각자의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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