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 봅니다.
늦은 오후인데 아직도 바깥은 환합니다.
햇살은 공간 구석구석 비추며 봄인사를 전합니다.
“아니, 웬 장미예요?”
“아, 경쟁 도장 관장이 주더라고요.”
동네 카페 단골로 친해진 태권도 도장 관장님이 장미 한송이를 들고 들어섭니다.
붉은 색이 금세 카페 안을 뜨겁게 달굽니다.
관장님은 카페 주인장에게 장미를 건네주고,
주인장은 그 장미를 카운터 조명에 달아 놓습니다.
사내들끼리 예쁘다고 사진 찍느라 잠시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네요.
봄은 장미의 붉은색만큼이나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곁에 와서 봄햇살에 몸을 맡기라고 소근거립니다.
찰나의 봄이겠지요.
때이른 장미를 반겼지만,
오월의 장미를 기다려봅니다.
꽃샘추위가 한바탕 몰아칠 테고,
곧이어 뜨거운 계절이 시작되겠지요.
그래서 더 봄이 기다려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기나긴 시간 동안 기다렸습니다.
기다려야겠지요.
포성이 멈추고,
역병이 끝나고,
봄을 봄으로 맞이할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