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봄밤,
카페도 고요합니다.
피아노 선율은 바깥이 안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장막을 칩니다.
바람 소리도 막아주는 음악 덕분에 시선도 안에서 머물 뿐입니다.
문득 고개 들어 하얀 벽을 보니,
세 개의 작은 화분이 그림인 양 걸려 있습니다.
빛은 그림자를,
그림자는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빛과 화분과 벽이 만난 덕분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빌려 사진도 찍습니다.
필름 특유의 색감까지 덧입혀진 그림 한 점을 얻은 날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났을 때,
예상하지 못한 가치를 낳을 때가 있습니다.
그 가치가 이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새로운 뭔가가 탄생하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기대하지 않은 무언가가 느닷없이 나타나는 놀라움까지 더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지루한 삶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테니까요.
글도 생각도 서로 다른 게 연결고리를 만들 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나오는가 봅니다.
오늘도 이야기를 만들려고 새벽녘에 궁리를 했더랬습니다.
풀리지 않은 이야기의 실타래를,
아니 실타래조차 만들지 못한 조바심이 생각의 물길을 막아버리네요.
다른 글감을 꺼내 봅니다.
기존의 글감에 다른 글감을 붙여 보니 뭔가 떠오릅니다.
이제 써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