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두 갈래의 길에 서서

by 글담



박물관을 걷던 중,

바닥을 보니 한쪽은 반들반들한 가죽처럼 매끄럽고,

또 다른 쪽은 작은 돌멩이로 채워진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간을 나누거나,

혹은 꾸밀 때는 어떤 의도가 있었을 터.

이 경계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거칠고 신산한 삶과 땅,

절망에서도 굴하지 않는 영혼의 평온함.

그 둘을 함께 밟고 살아야 하는 운명을 뜻한다면 너무 거창한 해석일까요?


자갈길과 반듯한 길 중에서 어떤 길을 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나에게 일어날 일을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고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운명이 준 갈래길에서 선택의 자유를 가진 존재입니다.

반듯한 길이 아니라 자갈길을 가더라도 굳이 좌절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프지만 아름다울 수 있는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Bittersweet.
아프지만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고통이 동반된 미적 갈등이라고도 하는데,

가만 보면 인생 자체가 Bittersweet인 듯합니다.

자갈길과 반듯한 길의 경계는 어쩌면 구분이 아닐지도.

이리저리 오가며 눈물과 미소를 함께 머금는 것일 수도.


바람이 불고 구름은 옅어집니다.

구름 사이 얼핏 보이는 파란 하늘에 마음이 평온해지듯이,

거친 자갈길 가운데 잠시 쉬어갈 반듯한 면이 있을 때,

삶의 감사함을 느낍니다.

연휴가 끝나고 바삐 지내다가 새삼 걸어온 길,

걸어갈 길을 떠올려 봅니다.

구태여 험한 길과 편한 길을 구분하지 않고 바라보려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삶이 지속되는 한 가야할 길.

경계에 서면서도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지혜를 배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