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에 집중하는 게 아름답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뭔가에 집중하는 것의 대비.
이 상반된 모습이 주말 골목 곳곳에 있습니다.
저토록 뭔가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한 채 몰입하는 듯합니다.
몰입은 공간을 축소시키고 고립의 울타리로 스스로 밀어 넣습니다.
작은 세계를 만들어내는 중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날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몰입할 작정입니다.
뭘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니 되려 책을 읽고 미뤘던 일도 살핍니다.
그저 동네 한 바퀴 돌아도 좋고,
단지 책에 파묻혀 있어도 좋은,
바쁘다는 말 자체를 잊어버린 채 시간을 흘려 보냅니다.
“좋다. 나른하니 참 좋다!”
“손님이 하나도 없는데……”
“아……”
주말이 끝나갈 무렵의 단골 카페.
시간이 늘어지는 재즈가 흐르고,
혼자서 소파에 몸을 묻고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카페 주인장의 저 푸념어린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차츰 여기저기 흘끗거립니다.
얼마 전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라서요.
“아무래도 돌아다녀야 글이 나오는구만.”
잡문을 쓰더라도 세상의 공기를 담아야 하나 봅니다.
그 공기를 어떻게 들이마시고 내뱉는지 깨알같이 쓸 수 있을 때 공감하지 않을까요.
그냥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사람과 어울리거나 뭔가를 할 때 글감이 쌓입니다.
깊은 사유를 하더라도 깊은 그곳에는 사람과 세상이 있어야겠죠.
깊은 사유는 살아 숨 쉬는 것이어야 합니다.
살아 숨 쉬는 것은 세상과 호흡할 때 가능합니다.
글 곳간을 뒤져 보니 썰렁합니다.
쌓아 놓은 게 없으니 쓸 것도 없습니다.
그동안 세상과 호흡은커녕 자기와의 대화도 게을리했습니다.
쓸 것도 없으니 괜히 머쓱합니다.
그런데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하릴없이 보냈고,
쓸데없이 카페 주인장과 수다 떤 주말이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