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빛과 단출한 의자나마 있더라도

by 글담

이제 바람마저도 봄의 기운을 이리저리 전합니다.

햇살이 따뜻해도 찬 바람에 몸을 움츠렸는데,

해가 뜨지 않은 새벽 바람은 따스합니다.

온기를 머금은 바람 덕분에 봄을 새삼 느낍니다.

해가 뜨면 더 따뜻하리라는 기대를 품습니다.


햇볕 한 줌 들어오지 않은 카페.

노란 불빛이 마치 온기를 채우는 듯합니다.

작은 불빛이라 공간을 미처 다 채우지 못하겠지만,

작은 불빛 하나 온기 한 줌의 고마움을 느낍니다.

지친 마음 기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서.


작은 불빛과 단출한 의자라도 왠지 마음이 편해집니다.

작은 것이라도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으니 제 몫을 다하는 셈이죠.

내가 가진 하찮은 능력이라도 이리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찮은 이들끼리 모여 커다란 힘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 힘을 몰라봐서 안타까운 일을 외면해서는 안 될 테니까요.


가끔은 저렇게 작은 불빛으로 가까운 주변이나마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홀로 침잠하는 것도 좋지만,

그 침잠이 주위를 어둡게 만들 수도 있거든요.

나의 침잠이 성찰로 이어져 작은 불빛이 된다면,

그 불빛이 커지는 게 아니라 모여 환한 세상을 만들겠죠.


봄은 기지개를 켜는 계절이니 따라 몸을 쭉 펴 봅니다.

눈 부신 햇살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작은 불빛이 모여 밝은 곳을 늘려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생각의 기지개를 켜야 할 텐데,

쉽지는 않은 세상이자 나의 한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