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by 글담


언제부터인가 ‘덩그러니’라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덩그러니 홀로 피어 있는 꽃,

덩그러니 홀로 놓여 있는 잔,

덩그러니 홀로 앉아 있는 이.

어두운 골목길을 산책하다 덩그러니 불을 밝히는 가로등,

처마 끝에 덩그러니 매달린 빗방울,

카페 한 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화분.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할 무렵은 고요한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입니다.

부산하고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고,

풀리지 않는 원고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이죠.

요즘이 그런 때인가 봅니다.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은 덩그러니 놓인 혼자만의 사색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그런 시간을 애써 찾죠.

번잡한 일상이 벌어지는 시간을 피해서 자꾸만 새벽을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잠을 줄이거나 생활의 습관을 바꿔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뭐든지 그저 얻는 것은 없으니.

최근에는 몸이 무거워서인지 자꾸만 새벽 시간을 놓칩니다.

신문은 읽지 않은 채 쌓여만 가고,

펼쳐진 책의 장은 넘어가지 않습니다.

뭐 그렇다고 의지가 어쩌니 체력이 저쩌니 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아마 내일은 다시 새벽에 일어나 동 트는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볼 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