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적 감정으로 맞이하는 차가운 시작

by 글담

동네 카페는 주인장만의 색깔이 배어 있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오브제와 조도로 꾸민 공간.

그 공간에 공감하기에 조금 멀어도 꾸역꾸역 찾아갑니다.

그곳이어야 하기에,

그곳일 때 뭐라도 할 수 있기에.


차가운 시작인 1월을 진득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의 초조함,

아직 늑장 부려도 되는 여유의 느긋함.

이 양가적 감정에 흠뻑 빠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아름다운 것 앞에 문득 멈추는 시간을 갖고요.


점점이 찍히는 감정을 잇고,

찰나의 순간으로 포착되는 장면을 깁고,

잠시 깊은 생각으로 빠져드는 침잠을 더하고,

새롭지 않은 매일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가는 것도 멈추고,

천천히 새로운 하루를 매번 맞이하려 합니다.

아마도 이게 나의 새해 인사이겠지요.


우습게도 굳이 먼 곳의 동네 카페를 찾아갈 때,

나름대로 빠른 지름길을 찾습니다.

굳이 먼 곳에 가면서 지름길을 찾는 우스꽝스러운 잔머리.

가까운 곳에 발걸음을 줄여 갈 수 있는데,

일렁이다 못해 마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뒤로 하고 걷습니다.


서로가 있는 것만으로도,

그 다양한 존재만으로도 세상은 흥미롭고도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말과 글로 누군가를 재단하고,

또 바꾸려 드는 오만의 폭력에 맞설 때,

우리는 모두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겠죠.


돌고 도는 음악에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

마침 짧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간다는 걸 깨닫습니다.

하품과 기지개로 그 시간을 때우지 않고,

방금 본 것과 들은 것을 곱씹어보는.

이제야 지루한 감정은 사라지고,

설레는 호기심과 부족하나마 내가 깨달은 것을 펜으로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