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입 베어 물고 봄을 떠올리는 건 왜일까요.
내가 베어 문 것은 겨울의 따사로운 햇살이었나 봅니다.
어느새 복닥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카페에 들어섭니다.
그곳엔 겨울도 봄도 아닌 가을이 남아 있었습니다.
색이 바랜,
물기 하나 없는 꽃다발이 덩그러니 놓인 가을.
한겨울에 찾아온 봄 때문에 까무룩 낮잠에 빠지려 합니다.
이 겨울에 찾아온 봄의 착각
마치 춘삼월도 아닌 오월의 나른함이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따분해 견딜 수 없는 겨울이어서 위로하는 걸까요.
기후 위기를 떠올리기 전에 잠깐 든 잡생각입니다.
잠시 여름을 떠올립니다.
푸르디푸른 우울과 짙은 슬픔의 계절,
잠시 한숨을 돌리며 새파란 환희를 느끼게 합니다.
창밖으로 내다보는 장대비 쏟아지는 풍경은 낭만입니다.
그 창을 넘어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낭만은 악천후의 고난이 되고요.
그 고난을 건너 또 다른 곳으로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러,
무언가를 하려고,
온몸으로 부딪히고 나아가야 합니다.
주저하지 않고 발걸음을 내디딜 때,
다시 낭만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고유한 나를 느끼려고,
혹은 그려 보려고 애씁니다.
미지근한 온도의 시간을 보내며,
고즈넉한 밀도의 공간에 머뭅니다.
다 읽어가는 책의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마음은 쿵쾅댑니다.
이제 막 알아가는 세상의 문이 닫히는 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