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혼자 카페에 앉아 일을 하다가 따뜻한 햇살을 더듬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눈길을 돌리니,
작은 탁자 위에 낡은 편지가 놓여 있습니다.
화려한 필기체 영어로 쓰인 편지.
어느덧 시선은 햇볕의 온기를 담은 편지 위로 머뭅니다.
편지를 꼼꼼하게 읽으려 하지 않고,
혼자서 상상의 문장을 떠올립니다.
누가 누구에게 보냈을지,
이 편지의 주인은 어떤 사람이었을지 궁금해합니다.
그러다가 혼자 엉뚱한 번역을 합니다.
그리움으로 가득 채운 걸까요?
반가운 소식으로 채운 걸까요.
서로를 환대하는 문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리 바꿔드릴게요.”
“아뇨, 아뇨. 자리 많은데요.”
어느 날,
자주 들르는 또 다른 동네 카페에 들어갔는데,
익히 알고 지내던 단골이 자리를 양보하겠답니다.
매번 갈 때마다 앉는 자리가 있는데,
어느덧 그 자리는 단골 사이에서 제 지정석처럼 되고 말았죠.
괜히 주인장 눈치를 봅니다.
지정석까지 있을 정도로 진상 고객이 아닌가 싶어서요.
주인장을 슬쩍 보니 그저 빙그레 웃습니다.
환대.
따뜻하고 반가운 환대의 순간입니다.
환대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주인과 손님의 경계를 넘나들죠.
그러면서도 절대로 동일화하지 않는 적당한 거리의 관계를 뜻합니다.
아주 어려운 관계 맺음입니다.
이 어려운 것을 해내는 게 이 시절의 숙제가 아닐까요.
어쩌면 절절한 내용보다 햇살의 온기를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군요.
구별 짓지 않고,
무조건 동일화하지 않는 환대의 따뜻함을 서로 나눌 수 있는 편지.
외로움과 고립의 시대가 낳은 적대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탁자 앞에 앉아 편지를 쓸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