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들른 카페는 항상 오래된 팝송을 들려줍니다.
어쩌다,
아니,
대부분 아는 노래들이라 때로 흥얼거리기도 하죠.
오늘은 낡은 나무 의자에 놓인 동물 악단을 보며 싱긋 웃습니다.
이 카페 주인장은 아기자기한 것을 참 좋아하는 듯합니다.
사진을 찍고 보니,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찍은 것 같군요.
나뭇결이 갈라지고 일어나는 바람에 마치 땅의 질감으로 와닿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공연장이 아니라 마치 자연 속에서 연주하는 듯하고요.
카페에 흐르는 노래는 이 악대의 악기와는 사뭇 다르지만,
이 친구들도 재즈를 연주하겠지, 하는 상상으로 바라봅니다.
눈을 떼어 바깥을 바라보니 흐린 날입니다.
흐린 날은 참 좋아합니다.
흐릴수록 조명은 더 밝아지고,
왠지 모르게 묵직하게 사물이 다가옵니다.
안개 낀 날과 달리 모든 게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어수선했던 마음은 어느덧 소란을 감추고,
평온한 고요의 시간을 맞이합니다.
찬란한 햇빛에 가려지는 게 아니어서 사물을 똑바로 볼 수 있습니다.
그제야 사물과 나,
내면과 주변을 살피면서 자기 객관화도 서서히 가능해집니다.
흐릴수록,
먹먹할수록,
막연할수록 어쩌면 자신과 대상을 뚜렷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자기 체념을 할 수도 있고요.
자기 체념은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내면을 깊숙이 바라보고 인정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 적극적인 행위죠.
다시 눈길을 작은 동물 인형들에게 돌립니다.
자그마한 인형이 점점 크게 보이네요.
그들 앞에 서서 지휘하는 상상을 해보고요.
이내 멋쩍은 마음에 자리로 돌아갑니다.
마침,
잠시나마 한가로운 탓에 혼자만의 놀이를 즐겼습니다.
이제 일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