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해서 아름답고, 또 무서운

by 글담


구름은 무심하게 아름다움을 뽐내며 유유히 노닙니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장마고 폭염이고 간에 무심한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깁니다.

이마에 땀 한 줄기 흘러 내려도

시원스레 펼쳐지는 하늘의 화폭에 청량함을 느낍니다.

“그거 나한테 줘봐. 사진 올리게.”

카페 사장은 사진을 보더니 대뜸 달라고 합니다.

이 카페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저녁 인사로 올릴 거라고요.

뭐 어쩌겠습니까.

내가 찍은 사진 좋다며 달라는데 줘야죠.

역병과 더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쉬어가라고 인사한다는데.

무심해서 아름다운 광경은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저 자연의 무심함이 과연 무심한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동안 그리도 만만하게 보며 괴롭혔던 무지한 인간이었습니다.

자연은 이 어리석은 존재에게 말도 없이 갖가지 고난을 선사합니다.

그 무심함이 무섭습니다.

그래서 ‘황홀한’이라는 형용사를 무심하게 갖다 붙이기가 저어됩니다.

황홀한 유혹에 감춰진 준열한 심판의 기운이 느껴지니까요.

소나기가 온다는데 소식이 없습니다.

이렇게 장마는 일단 물러가고

폭염이 다가옵니다.

빈자리를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듯

후텁지근한 더위는 바짝 말릴 열사의 더위로 채워집니다.

물기 머금은 바람이나마 얼굴 가득 맞으며 열을 식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