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마나 한 글이나 말을 늘어 놓을 때는 기운이 쭉 빠집니다.
굳이 품을 들여 이렇게 써야 하나, 하고 자괴감에 빠지곤 하죠.
불꽃이 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글과 말을 하고 싶은 게죠.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고개는 끄덕일 수 있는 불꽃을 지피자는 것이죠.
노트북마다 키보드를 두드릴 때 타자기 소리가 나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겉멋도 깃들인 나만의 글쓰기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었죠.
타닥타닥 두드리는 소리가 글로 이어지는 듯해서요.
언젠가 글이 마구 풀릴 때는 타자기 소리가 불꽃이 타닥타닥 튀는 소리로 들립니다.
뭐, 신명 나듯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겠죠.
타닥타닥 불꽃을 두드리는 셈입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지 못해 이맛살을 찌푸리는 시간이 자꾸만 늘어납니다.
오늘은 쳐다보기도 싫은 글을 고치느라 타닥타닥 불꽃이 아닌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그러다 문득 고요의 시간이 그리웠습니다.
음악과 수다가 공간을 채우는 곳에서 고요의 시간이라니.
어쩔 수 없이 보는 것으로 고요함을 채워봅니다.
무심히 색을 드러내고
무심히 시들지 않고
무심히 한곳에 자리를 차지하는 꽃을 보면서 말이죠.
지금은 진짜 글 쓰는 게 싫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