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구름 May 08. 2022

53_ 노후, 자산 규모보다 중요한 건 불로소득이었다.

목차__ 下

.

.

60세를 넘긴 부모님에게 필요했던 건 부모님에게 없는 노후자산 10억이나 꼬마빌딩 한 채가 아니었다. 그저 매달 2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만이 간절했 뿐.


“노후에 필요한 자산 10억!”

“늙어서 조그마한 건물 하나는 필수~


노후 준비에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얘기지만, 이 말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노후 준비를 일찍이 포기하게 된다. 평생 3억짜리 집 한 채나 가질 수 있을까 싶은데 10억이라니. 노후의 삶이 어떤지 모를 적에는 늘 그 10억이라는 액수에만 꽂혀서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60대가 되기 전에 그걸 마련하지 못하면 실패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부모님의 삶에 끼어보니 필요한 건  10억이 아니었다.

자산이 얼마인지, 어떤 형태로 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 간절한 건 매달 들어오는 생활비였다. 금융투자, 임대소득, 연금상품 그게 뭐든 간에 매달 따박따박 평균 이상의 생활비만 들어오면 평생 사는데 걱정 없을 거였다.


생각해 보면 노후에 10억이 필요하고 건물주가 되려는 것도 매달 일하지 않고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해서 아닌가? 건물주가 되는 게 main이 아니라, 불로소득을 해결하는 게 먼저고 main인 거다. 그 말은 즉, 다른 방법으로 불로소득을 마련할 수 있다면 굳이 건물이나 10억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부유한 삶을 바란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산의 크기보다는 매달 들어오는 불로소득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매달 일 하지 않아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생활비 말이다.


한동안 짙은 근심 가득 담긴 독한 한숨을 내쉬고는 했다.

아버지가 1~2달 일을 쉬시면서 실업 급여와 비상금으로 버티던 때였다. 근로소득 0원, 이게 참 사람 환장하게 했다. 관리비, 보험료, 휴대폰 요금, 최저 식비… 나갈 돈은 있는데 들어오는 돈은 곧 끊길지도 모른다는 그 공포. 한동안 아버지가 취직이 안 되시면 어쩌나, 당장 다음 달 생활비와 먹고사는 문제로 골머리를 썩느라 새벽 밤을 지새우며 보냈다.


그리고 아버지 국민연금 70만 원이 소득에 전부였던 그 당시 내가 애간장 녹게 간절히 바랐던 건 어마어마한 자산이 아니라, 그저 통장에 한 달에 1번 입금되는 200만 원 이상의 생활비였다. 그 경험 덕에 우리 집 사정이 얼마나 위태롭고 불안정한 지, 불로소득이 없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다.


10억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있으면 좋다. 이게 있으면 매달 불로소득 생활비 마련도 한 방에 해결되니까! 하지만 실상 평생 그 거액을 가져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말하는 건 공짜라 그런지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건물주, 건물주, 10억, 10억 쉽게 내뱉지만, 막상 1,000,000,000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상위 10%다.


물론, 매달 불로소득 200만 원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고 보니 그걸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부동산과 연금에 넣어놓은 돈이 총 10억이더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결국 노후에 필요한 돈은 10억이더라 확신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10억을 모으기 위한 것과 노후에 매달 100~200만 원에 불로소득을 마련하기 위한 건 그 과정이 상당히 다르다. 환경과 분위기, 색깔 모두 꽤나 다른 모습을 띤다. 그 과정은 겨우 1~2년이 아닌 10년 이상이니 거기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볼 필요 있는 거 아닌가?


후자의 장점 중 하나는 보통의 월급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거다. 지금 내 부모님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집(주택연금 활용)과 개인연금, 국민연금 등을 이용해서 마련할 수도 있다. 다수의 서민에게 안전한 노후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뜻이다.


해서 10억 만들기라는 목표가 부담스럽다면 어마어마한 자산의 규모보다는 매달 들어오는 불로소득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는 걸 권한다. 막상 노후에 들어선 부모님의 삶에 간절히 필요했던 건 10억의 현금이나 현물이 아닌 그저 따박따박 매달 통장에 꽂히는 200만 원 이상의 돈이었으니까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52_ 60대 노후에 가장 필요한 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