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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웃는 것엔 익숙하다, 어느 정도로 익숙하냐 하면 얼굴의 근육이 웃기 위해 만들어진 것 아닌가, 생각을 했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딱히 웃을 때 힘을 주거나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딱히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 신기하게 쳐다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언제부터 자연스러웠나, 생각하면 희한하게도 기억이 없다. 그렇지만 웃음이 누군가의 마음을 덥히고, 그로 인해 내 마음을 덥힐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웃음, 웃음. 웃음에 관련된 말이 몇 가지 있겠지만, 사실 나는 그 말들 중에서도 '미소'라는 말을 사랑한다. 넘치지 않고 부족함이 없는 단어. 우선 누군가의 가만히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 그때부터 마음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것이다. 눈이 살짝 감기며 자연스레 눈주름을 만들고, 입꼬리가 올라가며 만들어지는 미소. 때로는 잔잔하게 치아가 살짝 드러나 보여도 좋겠다. 앞에 앉은 사람을 은근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공기에 조금은 단단했던 경계심이 스르륵 풀어지는 어떤 사람들의 경계를 상상해 본다. 미소에는 그런 풍경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마음이 유난히 가라앉거나, 기운이 없을 때. 나를 토닥이는 방법 하나는 거울 앞에서 가만히 미소를 지은 채로 가만히 그런 나를 응시하는 것이다. 아무 힘이 없더라도 괜찮다는 그게 무엇이라도 괜찮다는 얼굴로 나를 향해 웃어주는 순간을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그래,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스스로에게 다정하게. 오늘도 거울을 보며 그런 말들을 소리 없이 해 본다. 가만히 스스로에게 미소 짓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실 어렵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