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크라우드펀딩
‘공간 와디즈’는 네 개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각의 공간은 ‘스퀘어(Square)’와 ‘스페이스(Space)’, ‘플레이스(Place)’ 그리고 ‘루프탑(Rooftop)’이라고 이름지었죠. 층별 네이밍과 콘셉트를 둘러싼 이야기만 알고 가도 공간 와디즈는 한층 더 풍부하고 재밌는 공간이 됩니다.
여기에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인 와디즈가 성수동 한구석에 자리하게 된 사연까지 더하면 금상첨화겠네요. 와디즈는 이곳을 오픈하면서 주변 이웃들에게 떡까지 돌렸답니다.
뚝섬역과 성수역 중간 지점, 작은 공장과 빌라 사이로 오밀조밀하게 난 골목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널찍한 마당이 나타납니다. 마치 숲속에서 과자집을 발견한 기분이로군요. 이탈리아 시에나의 캄포 광장을 마주할 때 이런 느낌이 들까 잠시 상상해봤습니다(유럽 안 가봄).
눈을 돌리니 짱짱한 느낌의 글꼴로 쓰인 ‘공간 와디즈’ 간판이 붙어 있어요. 이와 같은 입지 조건은 ‘발견’을 테마로 하는 공간 시퀀스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공간 스토리 텔링은 와디즈의 핵심 가치를 떠올리게 하죠.
와디즈를 상징하는 민트색 구체와 캐릭터 진국이를 지나 마당에 들어서면 다양한 캠핑 용품이 마당에 세팅돼 있는 게 보입니다. 모두 와디즈에서 펀딩 중인 제품이더라고요. 여긴 시작에 불과합니다. 공간 와디즈 곳곳에서는 펀딩으로 세상에 나오고자 하는 물건들이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총 4개층, 전용면적 343평 규모에 이르는 건물은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성수동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듯 말끔한 인상을 줍니다. 오래됐지만 낡지는 않은 것들이 풍기는 진중하고도 절제된 세련미. 그로부터 피어나는 재생과 활력의 에너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외관과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창문과 그를 통해 보이는 내부 공간이 퍽 조화로워요.
성수동은 다양한 스타트업과 공유 오피스, 창업 공간 들이 모여 있어 소위 ‘메이커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동네입니다.
세상 모든 메이커(생산자)의 처음을 응원하며 이들이 서포터(소비자, 투자자)와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게 와디즈의 일인 만큼, 펀딩 경험이 더욱 다각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오프라인 공간을 조성한 거죠.
지하 1층은 스퀘어(Square)라고 부릅니다. ‘광장’이라는 뜻에 걸맞게 메이커 클래스, 모임 활동, IR행사 등 여러 이벤트가 진행되죠. 지상 1층에서는 현재 펀딩이 진행 중인 제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이곳의 이름은 '스페이스(Space)'. 아무것도 없는 3차원 공간(Space)을 도전하는 메이커의 새로운 이야기와 성장 가능성으로 채워간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펀딩성공제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카페, 공유 오피스가 있습니다. 무언가가 채우고 있는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Place’로 이름 붙인 이유죠. 이곳 카페는 장애인 전문가를 양성해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히즈빈스 커피가 들어와 있습니다. 그건 둘째 치고, 그냥 커피 맛이 좋아요. 해질녘에 창으로 들어와 2층 곳곳에 떨어지는 햇빛도 기가 막히고요.
마지막은 루프탑(Rooftop)이에요. 자유롭게 거닐고 쉴 수 있는 공간. 영감과 상상을 풀어놓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특히 투자 프로젝트 영화 시사회 등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하던데, 이미 소규모 공연을 진행했더라고요.
공간 와디즈는 메이커와 서포터가 함께 머무르는 공간입니다. 동시에 오늘의 서포터가 내일의 메이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협력적 소비문화를 구현하고자 하는 와디즈의 목표가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죠.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고 다른 이의 도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며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응원합니다. 일종의 커뮤니티예요. 이러한 영감과 가능성의 에너지가 가득찬. 그리고 그것들은 공간 와디즈의 인테리어 요소 하나하나에 묻어나죠.
앞으로 이곳에 쌓여갈 시간이 기대되지 않나요? 저는 브랜드 가치를 공간으로 구현한 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와디즈가 앞으로 더 큰 신뢰를 쌓아 좋은 기업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절로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