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고모는 커서 저러지 마!”
그 말에 온 식구들이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TV를 보던 중, 조카가 내게 던진 말이었다.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이 상상하는 장면이었다. 남자 주인공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다가와 끌어안고 키스하는 장면. 그 장면을 본 조카는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조카 바보였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처럼 놀아주었고, 그래서인지 조카에게 나는 어른이라기보다 친구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이미 성인이 되고도 한참 지난 나에게 “커서 그러지 말라니”라니. 오빠도 한 번은 조카에게 “고모는 네 친구가 아니야?” 하고 웃으며 말한 적이 있었다.
그날의 웃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조카의 엉뚱한 말 한마디에 모두가 웃었고, 나는 그 순간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흘러 6년이 지난 지금도 그 조카는 TV에 키스신이 나오면 부끄러워 고개를 돌려버린다. 여전히 순수하고 귀엽다.
가끔 그날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단순한 한 장면이었지만, 그 속엔 조카와의 추억, 가족의 웃음, 그리고 내가 고모로서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이 담겨 있다. 어쩌면 그런 순간들이 모여, 삶은 더 따뜻해지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