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의 초록불을 기다리며 문득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 가을 낙엽이 떨어진 길 위로 비둘기 세 마리가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었다.
잠시 후, 또 다른 비둘기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며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 그때였다. 그 짧은 움직임에 바닥의 낙엽들이 바람에 휩쓸린 듯 사방으로 흩날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순간,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비둘기의 날갯짓이 이렇게 세구나."
미약해 보이던 날갯짓이 만든 순간적인 바람이 주변 환경을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윽고, 먹이가 없었는지 비둘기들은 미련 없이 한 번에 반대편으로 날아올랐다. 그들이 동시에 이륙하자, 마치 강한 바람이라도 불어온 것처럼 낙엽들은 더욱더 많이 흩어져 날아갔다.
이 작은 광경을 보며 '나비 효과'를 떠올렸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이 이론처럼, 지금 이 출근길, 미약해 보이는 비둘기의 날갯짓 하나도 주변의 작은 낙엽들을 흩트리고, 결국 내 안의 생각과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내는 사소한 행동과 작은 움직임들이 결국 예측 불가능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씨앗이 되는 것은 아닐까?
나의 하루, 나의 작은 날갯짓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잠시 생각에 잠긴 채,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