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는 밤, 마을회관 뒤편에서 만난 푸른 불꽃의

by 순진한 앨리스

어린 시절의 시골 동네는 아이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사방이 우리의 놀이터였고, 저녁이 깊어져야 겨우 집으로 돌아가곤 했죠. 특히 같은 동네 아이들이 잔뜩 모여 마을회관을 아지트 삼아 놀던 날은 더욱 특별했습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곧 있을 동네 운동회 준비 연습을 하느라 해가 질 때까지 회관 앞마당은 왁자지껄했죠. 땀 흘리는 연습을 끝내고, 마지막은 역시 아이들의 영원한 놀이, **‘숨기찾기’**었습니다.
가위바위보로 술래가 정해지고, 동갑내기 친구 두 명과 저는 완벽한 은신처를 찾아

회관 아래쪽 골목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때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밤이 깊어 완전히 깜깜해진 시골길. 오직 마을회관 주위의 가로등만이 희미하게 빛을 흩뿌리고 있었고, 그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 모든 것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겼습니다.

어둠 속으로 조심스럽게 달려가던 그때였습니다.
깜깜한 골목, 그 앞 중간쯤에서 갑자기 '불꽃같은 것'이 솟아올랐습니다.
그 불빛은 어둠 속에서는 너무나 선명하고 기이한 모습이었습니다. 형태도, 소리도 없이 공중에서 맴도는 듯한 그 섬광을 본 순간, 친구들과 저는 약속이라도 한 듯 "악!" 소리를 지르며 다시 마을회관 쪽으로 미친 듯이 달음질쳤습니다.
심장이 터질 듯한 공포 속에서 회관 앞에 도착했지만, 숨기찾기 게임 중이라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동네 오빠 언니들에게 방금 본 그 불빛에 대해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안타깝게도 "네가 뭘 잘못 봤겠지." 아무도 우리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저는 그날 밤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불빛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나중에 성인이 되어 옛이야기를 떠올리다 문득 떠오른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도깨비불’**이었습니다.
물론 100%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기물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인화수소의 자연 발화 현상, 즉 '인화(燐火)'가 과학적으로 도깨비불의 정체라고 합니다. 캄캄한 시골 동네, 습기 많은 마을회관 뒤편 골목. 그 환경은 어쩌면 그 신비로운 화학반응이 일어날 최적의 장소였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믿으시나요?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현상이었을까요, 아니면 정말 어린 시절 제가 만난 동네의 작은 미스터리였을까요?
아직도 그날 밤의 푸른 불빛은 제 기억 속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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